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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26일(木)
靑 관저 들여다본 관람객 “궁궐 같아… 한 시대가 끝났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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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본관·관저 개방 첫날

26일 청와대 본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대형 벽화 ‘금수강산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었던 청와대 본관은 1991년 준공 후 이날 처음으로 그 내부가 일반에 공개됐다. 윤성호 기자

가로11m·세로5m ‘금수강산도’
한반도 형상화한 그림 눈길 끌어
노무현 주문‘통영항’에도 관심

집무실·접견실 집기 등 빠져 휑
널찍한 침실·욕실엔 사우나 구비


“우아, 이렇게 장대한 그림을 그린 화가가 누구지?” 26일 일반에 최초로 개방한 청와대 본관 내부에서 관람객들은 감탄했다. 1층에 깔린 붉은 카펫을 따라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만난 그림 ‘금수강산도’에서다. 가로 11m, 세로 5m를 넘는 규모도 압도적이지만, 한반도 지도를 형상화한 내용이 눈길을 확 끈다.

이 그림은 김식(70) 화가가 1991년에 그린 작품이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본관을 새로 준공하면서 김 작가에게 제작을 주문,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를 걸었다. 작가가 일본 유학 후 채색화 영역에서 기량을 뽐내던 시기였다.

이날 관람객들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던 본관 1층에서 충무실과 인왕실을 둘러봤다. 본관 동쪽 별채인 충무실은 임명장을 수여하거나 회의를 하는 공간이었다. 인왕실은 외국 정상 방한 때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장소 등으로 쓰이던 방이다. 영부인 집무실인 무궁화실을 거쳐서 2층으로 올라가 대통령 집무실, 접견실을 살펴봤다. ‘테니스를 칠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 알려진 집무실은 조명등이 금관 모양으로 돼 있고, 스위치 테두리가 금박으로 돼 있어 이채롭다.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 있는 전혁림 작가의 ‘통영항’.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 작가를 좋아해서 지난 2006년 주문했던 작품이다.

본관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또 하나의 그림은 인왕실에 있는 ‘통영항’이다. 경남 통영의 풍경을 푸른 색감이 두드러진 기법으로 그린 이 그림은 전혁림(1915∼2010) 화가의 작품이다. 지난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이 좋아했던 전 화가에게 작품을 주문해 인왕실에 걸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수장고로 들어갔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행방을 물었던 것을 계기로 다시 청와대 본관에 걸렸다.

이날 대통령과 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서 실물로 볼 수 있는 작품은 김식, 전혁림 작가의 작품 2개 뿐이었다. 그러나 영부인 집무실 앞 벽면에 민화의 대가인 송규태 작가의 ‘장생도’ 안내 표지가 걸려 있었다. 본관 곳곳에 ‘십장생도’ ‘일월오봉도’ 등이 있었으나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가면서 수장고로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과 그 가족이 주거 공간으로 활용한 관저도 창문을 통해 그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전날 언론에 사전 공개한 관저 내부는 집기가 없어서 썰렁했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 부부가 키웠던 고양이 ‘찡찡이’에게 먹이를 줬던 식기가 남아 있어 묘한 느낌을 줬다. 거실엔 TV와 벽난로, 피아노가 있었고, 욕실엔 사우나 시설이 구비돼 있었다. 널찍한 침실은 침대가 치워져 있어 더욱 커 보였고, 드레스룸에 설치된 옷장은 15개가 넘었다. 대통령이 머리를 손질하는 미용실이 따로 있었다. 연회실도 탁자와 의자가 없어서 휑했는데, 민화 병풍 1점과 와인 냉장고, 찬장이 보였다. 찬장에는 이우환 화백과 박영숙 도예가가 합작한 도자기 작품들이 있었다.

복도 벽면에는 아무 장식이 없으나, 김종학 ‘설악산’과 이왈종 ‘제주 생활의 중도’ 등의 그림 안내 표지가 있다. 관저 곳곳에서 이종대, 김선희, 송필용, 정승섭, 석철주, 김윤신 작가 등의 그림을 안내하는 표지가 보였다. 특히 침실 근처 복도에는 의재 허백련 선생의 손자인 허달재 화백의 대형 꽃 그림이 있었다.

이날 한 부부 관람객은 “궁궐의 전각 같은 모습”이라며 “이걸 일부나마 개방하니 한 시대가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수백여 점으로 알려진 청와대 소장 미술품을 전담 기관을 둬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대통령 부부의 개인 취향이 아닌 국격을 먼저 생각해 미래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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