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공항 철도 전기 수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26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인천에 연고조차 없는 이재명 후보는 300만 인천시민을 외지인으로 만드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이날 "인천이 원래 외지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발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날 이 후보는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진행자가 ‘인천 계양을 여론조사 결과가 당혹스럽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자 "연고 가지고 자꾸 따지는 경향이 상대방한테는 있다. 내세울 게 연고 밖에 없으니까"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후보는 "해불양수(海不讓水), 인천에서 주로 쓰는 유명한 말"이라며 "바다는 강물을 가리지 않는다. 유능한 그리고 영향력 큰 정치인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러 기대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 (계양을 지역구에) 잘못 왔다, 이런 사람이 한두 명씩 있기는 하다"며 "그건 극히 소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 계정에서 "20일 전에 날아온 사람이 몇십 년씩 눌러사는 인천 사람들을 싸그리(깡그리) 외지인 취급했다"며 "(이 후보는) 오늘 또 설화로 혼 좀 나시라"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윤 후보(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내세울 게 연고밖에 없는 게 아니라 이 후보는 ‘연고도’ 없다"며 "지지율 격차를 보면 그냥 ‘거물 호소인’이고 최대 치적은 대장동이니 이 후보는 연고도 없고 아무것도 내세울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페이스북 계정에 "‘이부망천’을 가볍게 뛰어넘는 망언 중 망언"이라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그냥 사퇴하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이 언급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은 2018년 지방선거 기간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정태옥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발언으로, 한국당은 선거기간 내내 ‘인천 비하’ 논란 끝에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날 오전 윤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현장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후보의 ‘인천 외지인’ 발언 관련 비판이 제기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근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지른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니 이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지역연고주의자’라고 비난했다"라며 "정치인이 지역구에 연고를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