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오커스·IPEF로… 美, 對中 ‘3중 포위망’ 공언

■ 美 “中주변 전략적 환경 조성”
대만·남중국해 등 강력 비판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6일(현지시간) 출범 17개월 만에 발표한 대중 전략을 통해 “개방적·포괄적 국제질서에 대한 비전을 위해 베이징(北京) 주변의 전략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대중 견제를 공식화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통해 안보 분야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군사 분야의 오커스(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동맹), 경제 분야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으로 1차 완성한 3중 포위망을 통해 향후 대중국 압박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실제 미국은 이날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해온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문제, 신장(新疆)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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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사진) 미 국무장관은 이날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중국의 변화를 압박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또 블링컨 장관은 올가을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조준해 “시 주석 치하에서 중국 공산당은 국내에서는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서는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향후 대중국 전략의 핵심으로 △경쟁력·혁신·민주주의 투자 △동맹·파트너와 제휴 △중국과 경쟁 등 3대 원칙을 천명했는데, 자강과 동맹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미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 한·일 순방 기간 출범한 IPEF를 비롯해 쿼드 정상회의, 오커스 등을 거론하면서 이들 협의체가 각각 경제·안보·군사 부문에서 중국을 물샐 틈 없이 포위하는 전략적 협의체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와 학술연구 보호, 사이버 방어, 데이터 보안, 투자 심사 등 구체적 대중 정책 방향도 열거했다. 군사 부문에서도 비대칭 전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 유지를 향후 대중국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홍콩 민주화 등도 빠짐없이 언급하면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미·중 충돌이 더 심화할 전망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간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협력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란 핵 프로그램 등 비확산 및 군비통제 협력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코로나19 대응, 식량위기 대응, 펜타닐 등 마약성 약물 근절 협력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하지만 악화일로인 미·중 갈등 속에 사안별 협력 가능성이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