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이근 “중요한 역할 위해 출국...우크라 시민권 생각 없어”

  • 문화일보
  • 입력 2022-05-2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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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 사태 참전 위해 출국한지 3개월만
“사람 보호 위해 참전, 현장서 범죄행위 많이 봐”
“십자인대 부상...계속 전투 위해 돌아가고 싶어”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7일 오전 우크라이나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이근 전 대위가 공항을 빠져 나가고 있다. 김동훈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참여한 이근 전 대위가 27일 오전 귀국했다.

이 전 대위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검역과 입국 절차 등을 마치고 오전 9시 30분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위는 정부의 여행 금지 구역 설정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던 것에 대해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주는 벌을 받겠다”며 “여권법을 위반했지만, 저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갔다.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바로 저를 체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1주일 동안 격리해야 된다고 한다”며 “집에서 격리하고 협조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전쟁이 한창이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참전한 것에 대해 이 전 대위는 “싸우러 간 게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갔는데 범죄 행위를 많이 봤다”며 “처음 도착했을 때 맡은 임무에서 운전기사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현지에서 입은 부상 정도에 관해 “십자인대 양쪽이 찢어졌는데 특히 왼쪽이 심하게 찢어졌다”며 “우크라이나 군 병원에서 다른 곳에서 하는 걸 권유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상당히 좋아져서 우리가 더 열심히 싸워야 하고, 앞으로도 계속 전투해야 해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대위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시민권 등의 보상을 받았다는 일각의 소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시민권을 준다고 했지만, 저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며 “재판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참여한 이근 전 대위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김동훈기자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인 그는 지난 3월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겠다며 출국했으며 약 3개월만에 귀국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조짐이 나타나던 지난 2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여행을 금지한 바 있어, 이 전 대위는 출국 이후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따라서 경찰은 이 전 대위에 대해 여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이 전 대위와 함께 출국했다 먼저 귀국한 2명도 이미 서울경찰청에서 해당 혐의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우크라이나에 정부 허가 없이 방문·체류하는 등으로 여권법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형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여권 무효화 등의 행정제재가 이뤄질 수도 있다.

다만 이 전 대위는 부상을 입고 귀국한 만큼 경찰은 우선 부상 치료 등 건강 상태를 완전히 확인할 때까지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이 전 대위에 대해 정부의 선전포고나 군대의 전투명령이 없는데도 개인이 마음대로 외국에 대해 전투행위를 하는 경우 적용되는 사전죄(私戰罪) 혐의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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