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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28일(土)
여론조사 ‘들쭉날쭉’에… 깜깜이 국면 판세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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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조사(ARS·전화면접)·표본 추출방식 차이 따라 결과 영향
깜깜이 국면에 유권자 혼란 가중…경기지사 선거 혼전양상


6·1 지방선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들쭉날쭉해 유권자들의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국면에 접어들면서 판세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가 특히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기간 조사했음에도 여론조사 기관마다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서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25일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45.0%,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7.4%로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밖 격차를 보였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24∼25일)에서도 김은혜 후보가 43.8%로 김동연 후보(36.4%)를 7.4%포인트 앞서며 오차범위(±3.5%P) 밖을 기록했다.

반면 KBS·MBC·S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경기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김동연 후보 39.1%, 김은혜 후보 37.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도 김동연 후보가 45.2%로 김은혜 후보(44.3%)를 오차범위(±3.5%P) 내에서 앞섰다.

대전시장 여론조사 결과도 조사기관마다 편차가 크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 있는가 하면 오차범위 밖에서 특정후 보가 우세한 경우도 나왔다.

중앙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21~22일 대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대전시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43.2%, 허태정 민주당 후보가 42.2%로 오차범위(±3.5%P) 내 초접전을 보였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3차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3.4%→42%→43.2%, 허 후보의 지지율은 39.6%→43.6%→42.2%로,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는 오차범위(±3.5%P) 내 접전이었다.

반면 금강일보가 충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1일 대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2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장우 후보가 50.7%로 허태정 후보(38.4%)를 12.3%포인트 앞섰다. 대전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 17~18일 대전 지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이장우 후보가 41.9%로 허태정 후보(36.7%)를 오차범위(±3.5%P) 내에서 앞섰다.

인천시장 여론의 흐름도 조사마다 결과가 달라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24∼25일)와 매일경제·메트릭스 조사(22~23일)에서는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크게 난 반면 지상파 3사·입소스 조사(23∼25일)와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23∼25일)에서는 두 후보의 차이가 오차범위(±3.5%P) 내였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유정복 후보는 47.2%, 박남춘 후보는 33.5%였고 매일경제 조사에서 유정복 후보는 47.3%, 박남춘 후보는 37.0%였다. 반면 지상파 3사 조사는 유정복 후보 39.9%, 박남춘 후보 35.8%였고 조선일보·TV조선 조사는 유정복 후보 45.5%, 박남춘 후보 40.6%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대상의 표본 크기·포집 차이, 조사 기법(ARS or 전화면접) 등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을 어떻게 포집했는가”라며 “지역별로 후보별 지지율 편차가 커서 샘플 포집 과정에서 (지역별 격차가) 과다 반영되거나 과소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엄 소장은 “광역에서 이렇게 편차가 크게 나는 건 지역별로 후보별 지지율 격차가 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부천은 김동연 후보가 60% 넘게 나온다다. 표본 포집 과정에서 (지역별 격차가) 과다 반영되거나 과소 반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4개 권역별로 나눠서 하는데 부천이 들어간 권역인데 부천에서 응답을 많이했다고 하면 김동연이 높게 나오는 것”이라며 “반면 성남은 보수세가 센데 이 권역에서는 또 그쪽이 응답을 많이하면 김은혜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혼전 구도일수록 조사방식과 시간 차이가 상이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 전문위원은 “예전엔 질문지 요인도 있었지만 지금은 극히 드물다”며 “유·무선 혼용 등 조사 방식의 차이와 조사 기간에 따른 이슈 영향력 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조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비대면방식(ARS)과 대면(전화면접)방식에 따라 응답자들이 다르게 얘기하는데 상호작용이 이뤄지지 않는 비대면방식에서 상대적으로 더 솔직하게 응답한다”고 했다. 또한 “같은 기간 조사여도 조사 시간대에 따라 응답층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ARS 조사가 더 정확할 수 있다”며 “ARS에 끝까지 응답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고관여층이어서 투표장으로 나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표율이 낮을 때에는 이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서 오히려 전화면접보다 여론조사 결과가 더 정확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샤이 진보층의 무응답이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대선 패배 이후로 뉴스를 안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여론조사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상대적으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취지다.

한 야당 관계자는 “진보 지지자라고 밝히는 게 부끄러워진 시대가 온 것”이라며 “잠들어 있는 투표층, 여론조사에 노출되지 않는 비율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서 계속 우위를 점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0.7%포인트 차 신승으로 당선되지 않았냐”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샤이 진보’가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투표장에 가면서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결과 간 괴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5일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가 국민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불리한 판세를 여론조사 탓으로 돌렸다. 이재명 총괄상임선대위원장도 “현장 반응은 ARS(자동응답) 조사 결과와 정말 달라도 많이 다르다”며 “‘ARS 조사에서 지고 있더라’는 건 (지지층의 투표를) 포기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작전일 수 있다”고 했다.

홍형식 소장은 “전화면접 방식으로 하면 그 시점에 기세가 오른 주류 쪽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반면 코너에 몰린 진영은 응답을 잘 안 한다”면서도 “샤이 진보와 샤이 보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승패를 가르는 건 투표율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철호 전문위원은 “판세조사와 예측조사를 가늠하는 건 결국 투표율”이라며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투표율 영향이 더 민감하게 작동하는 선거”라고 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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