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兆 투자’ 발표한 기업들… 대통령령 통한 ‘초고속 규제개혁’ 요청한다

내달 2일 秋 -경제 단체장 만남
“정부가 확실한 비전 제시해야”
기업하기 좋은환경 조성 기로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6개 경제단체가 투자 활성화를 위해 2일 예정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첫 간담회에서 강도 높은 규제혁파·쇄신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이 아닌 대통령 시행령을 통해 조속히 풀 수 있는 노동·규제개혁부터 접근하는 ‘패스트 트랙’식 전략의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고 투자 로드맵을 통해 규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행정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은 경제회생, 민간주도성장, 친기업에 집중하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1000조 원이 넘는 역대급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투자 걸림돌 제거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회 여건상 규제개혁 관련 법 개정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대통령령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규제는 최대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추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전달하기로 했다. 재계 핵심 관계자는 “정부를 믿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 만큼 막연한 기대보다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한다”며 “각종 규제에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시계 제로의 상황인 만큼 계획한 막대한 투자금을 실행에 옮기려면 정부가 먼저 로드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간담회에는 추 부총리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에서는 규제에 발목이 잡힐 경우 역대급으로 힘들게 마련한 투자계획이 효과를 거둘 수 없고, 신산업 전환과 기술 초격차 전기를 마련한 적기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캐나다 프레이저연구소, 미국 케이토연구소 등이 속한 ‘경제자유네트워크’가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7.61점으로 전체 47위(2019년 기준)를 기록했다. 2015년 41위에서 4년 새 6계단이 떨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공장 하나 짓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단계마다 규제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이날 첨단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등 6개 주력 사업에 앞으로 5년간 총 4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근홍·김만용·김병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