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제주 렌터카 요금 ‘고무줄’…해법 ‘투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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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렌터카 요금이 올해도 어김없이 논란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호황이던 제주에 거리 두기 해제 이후 더 많은 관광객이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 성수기까지 앞두고 있다 보니, 제주의 렌터카 요금이 크게 올랐습니다. 요즘 제주에서 중형승용차 2박 3일 대여 요금이 40만 원 남짓입니다. 여름휴가 시즌에는 가격이 50만 원 선까지 올라갑니다.

제주의 렌터카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건, 비수기 가격과 비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3개월 전쯤 제주에서 중형승용차를 1박 2일에 보험료를 포함해 2만3000원에 빌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비수기 렌터카 요금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비수기의 20배에 달하는 성수기 요금을 ‘바가지’라며 분개합니다만 렌터카 회사 입장은 다릅니다.

제주의 렌터카 요금은 신고제입니다. 렌터카 업체들이 도에 차종별 대여약관에 따른 요금을 신고합니다. 렌터카 업체가 신고한 1일 평균 요금은 경차 9만 원, 소형 12만 원, 중형 17만 원, 대형 24만 원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중형차를 2박 3일(3일 대여) 빌려주면 51만 원까지 받으면 ‘정상요금’입니다.

문제는 ‘비수기가 정상’이라고 느끼는 소비자와 ‘성수기가 정상’이라는 공급자의 입장 차이입니다. 고무줄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자 렌터카 업주들은 ‘요금 상하한제 도입’을 주장합니다. 성수기 최고 가격을 낮추는 대신, 비수기 최저 가격 기준을 정해 가격 차이를 줄여보자는 얘기입니다. 요금을 깎아주는 것까지 규제하자는 것인데, 과거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가 적잖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제주의 렌터카 문제는 해결이 쉽잖습니다. 수요가 늘면 공급을 늘려주는 게 상식인데, 무분별한 증차는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을 유발하니 그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제주는 렌터카 수를 줄이는 ‘렌터카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명한 해결책이 있기는 합니다. 제주를 ‘렌터카 없이 여행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티켓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주 관광지를 속속들이 들르는 투어 버스 운행을 포함한 ‘여행자를 위한 대중교통 대책’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그게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는 일이면서, 교통환경과 대기환경 개선으로 제주 주민의 행복감까지 높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있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