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당신은 장애인을 대할 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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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6-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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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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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끝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주인공 영옥(한지민 분)의 언니 영희(정은혜 분)가 등장합니다. 영옥 친구들의 환대에 신이 난 영희는 술을 마시는데요. 이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친구들에게 말하죠. “왜? 성인인데?”

이 장면을 보며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만 19세가 되면 누구나 술을 마실 수 있죠. 그런데 저를 포함한 적잖은 사람이 장애를 가진 이들은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불편할 뿐, 그들도 다르지 않다는 걸 자꾸 잊는 거죠.

그렇다면 장애인은 연기를 할 수 있을까요? ‘우리들의 블루스’를 본 시청자라면 곧바로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영희 역을 맡은 정은혜는 실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죠. 극 중 영희처럼, 정은혜는 캐리커처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죠.

이뿐 아니라, 이 드라마에서 청각장애인 별이 역을 맡은 이소별 역시 실제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인데요. 노희경 작가는 이소별이 한 방송에 출연한 모습을 본 후 직접 출연 요청을 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비(非)장애인들이 영희, 별이를 보며 적응해가는 시간은, TV 밖 시청자에게도 동일하게 흐릅니다. 바로 눈앞에서 장애인들과 마주쳤을 때 당황하기 십상이죠. 연인인 영옥의 언니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에 잠시 당황했던 정준(김우빈 분)은 실망한 빛을 보이는 영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실제로 다운증후군을 앓는 이를 본 경험이 처음이고, 집이고 학교, 그 어디서고 장애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으니 놀라거나 당황할 수 있지 않나요?”

옳은 항변입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과 마주하고 놀랄 때, 무조건 거부감을 느껴서만은 아니죠. 성장 과정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 구멍을 짚은 노 작가의 혜안과 필력에 새삼 감탄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향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연기하는 사례가 더욱 줄어들 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지난 3월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청각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코다’가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는데요. 남우조연상의 주인공은 극 중 아빠 ‘프랭크’를 연기한 청각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처였죠.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장애의 유무로 나뉠 뿐, 정상과 비정상으로 가를 수 없음을 새삼 깨닫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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