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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부가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한 뒤 가맹 계약을 체결했다면 점주에게 영업손실 비용을 포함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액세서리 가맹사업자 A 씨 등 3명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2015년 100개 이상의 점포를 둔 액세서리 전문 B 가맹본부와 경기 평택과 수원, 용인 등 3곳에 점포 개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계약 체결 전 B 본부로부터 1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액 범위를 ‘예상매출액 산정서’로 제공받았는데, 여기엔 가맹사업법에 따라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인접한 5개 가맹점들의 매출환산액(직전 사업연도 ㎡당 매출액)을 기준으로 예상매출액 범위를 확정했다고 돼 있었다.
B 본부 측은 A 씨 등에게 “잘 되는 곳은 월 1억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며 월 예상매출액을 평택 매장은 6000~8000만 원, 수원·용인 매장은 각각 40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씨 등이 점포를 운영하자 월매출은 평택이 2500만~3000만 원, 수원은 월 600만~700만 원에 그쳤다. 용인의 경우도 첫 달을 제외하면 매출액이 2000만 원 미만이었다. 이에 가맹점 두 곳은 누적적자로 폐업했다.
이후 B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을 산정할 당시 매출액이 낮은 가맹점 일부를 임의로 제외한 사실이 드러났다. A 씨 등은 원래 예상보다 ㎡ 당 약 370만~500만 원 더 큰 매출을 올리는 허위 산정서를 받게 된 것이다. A 씨 등은 B 가맹본부 측을 상대로 총 8억29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인테리어비, 가맹비 등 잘못된 계약에 따른 손해배상뿐 아니라 영업손실 비용 등 4억5900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영업손실분은 배상할 필요가 없다며 배상액을 1억6300억 원으로 줄였다. 2심은 “가맹본부로서도 가맹점 운영에 따른 영업 손실을 일으켜 손해를 가할 이유가 없다”며 “가맹점주의 운영능력이나 운영내용 또는 시장 상황 등 외부적인 요인에 좌우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영업손실분을 배상하라고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영업손실에도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의 내용을 고려한다면 허위·과장의 정보를 제공하면서까지 가맹계약을 체결한 데에는 원고들로 하여금 가맹점 개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을 운영하도록 할 목적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영업손실 손해는 객관적으로 보아 상당한 정도로 예측 가능한 것으로서 피고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통상손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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