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차판매 절반 쓸어간 SUV… 그들만의 전쟁 돌입

■1~5월 판매량의 52%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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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펠리세이드’ 출시
쌍용 ‘토레스’ 사전계약 신기록
GM, 프리미엄 브랜드 ‘GMC’
렉서스는 전기차 모델로 승부수

SUV가 전체 신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서며 ‘대세’로 입지를 굳힌 가운데 향후 SUV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 업체가 신차 출시, 프리미엄 SUV 브랜드 국내 도입 등 ‘SUV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지고 있다.

20일 자동차 통계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SUV 신차 판매량은 34만5306대(픽업 트럭 포함)로 전체 65만4015대 중 52.8%를 차지했다. 일부 상용 트럭의 높은 판매량을 제외하더라도 SUV는 이미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개별 모델 순위에서도 1, 2위인 상용 트럭을 제외하면 기아의 SUV인 쏘렌토는 ‘국민 승용차’로 불리는 그랜저, G80, 아반떼 등을 제치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 기아는 국내 SUV 시장에서 절대 강자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1∼5월 판매된 SUV 중 현대차, 기아 차량은 1∼10위(제네시스 포함)를 모두 휩쓸었다. 쏘렌토, 스포티지, 셀토스, 팰리세이드, 투싼, 아이오닉5, 니로, GV70, EV60, 싼타페 등 상위 10대의 SUV 시장 내 점유율은 59.6%에 달한다. 현대차, 기아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발 빠르게 신차에 적용하며 고공행진을 위한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형 SUV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라는 명성을 얻은 팰리세이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팰리세이드’를 출시했다.

2018년 등장 이후 매년 5만 대 이상 팔린 팰리세이드는 더 강인해진 전면부와 길어진 차체 등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웠다. 또 고화질 12.3인치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열 도어 글라스 이중접합 차음 유리 등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도전자들도 강력한 무기를 지닌 신차 등을 앞세워 판 흔들기에 나섰다.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신차 토레스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3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토레스는 첫날 계약 대수 1만2000대를 돌파하며 쌍용차의 역대 신차 사전계약 물량 최고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05년 출시된 액티언의 3013대였다. 토레스는 전통 SUV 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retro) 감성을 내세워 젊은층은 물론 과거 ‘무쏘’에 대한 향수가 있는 소비층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차량 재원과 가격을 기존 경쟁 차량과 차별화하는 ‘틈새 전략’이 작동할지에 대한 시장 주목도 역시 높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오는 22일 ‘GM 브랜드 데이’를 열고 픽업·SUV 프리미엄 브랜드 ‘GMC’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120년의 역사를 지닌 GMC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SUV와 픽업 트럭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로 GM은 지난해 11월 GMC의 국내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C가 픽업과 SUV에 특화된 브랜드인 만큼 첫 국내 판매 모델로 기록될 시에라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차량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전동화 시장에서도 SUV가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렉서스는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BEV)로 각각 SUV 모델인 ‘NX 450h+’, ‘UX 300e’를 선택했다. 렉서스는 2030년까지 전 라인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해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를 판매하고, 2035년까지 모든 렉서스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인데 새 도전을 위한 출발선에서 SUV 카드를 꺼낸 셈이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오는 10월 첫 SUV 모델인 ‘폴스타 3’를 공개할 예정이다. 폴스타는 대형 전기 SUV인 폴스타 3를 시작으로 매년 신차를 출시해 지난해 기준 2만9000여 대인 판매량을 오는 2025년까지 누적 29만 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는 “폴스타 3는 전동화 시대에 걸맞은 프리미엄 대형 전기 SUV”라며 “폴스타의 성장궤도를 높이고 다음 단계로 안내할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