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빼앗고 자리마다 CCTV...月 60만원 ‘스파르타식 독서실’ 성업

  • 문화일보
  • 입력 2022-06-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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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강압적 학습 선호
전문가 “정서적 학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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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는 뺏고, 졸면 일으켜 세워 공부시켜요.”

경기 수원에 사는 고3 학생 이모 군은 “어머니의 강권으로 ‘스파르타식 관리형 독서실’을 다니고 있지만, 이 생활이 버거워 죽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군이 다니는 관리형 독서실에는 자리마다 CCTV가 설치돼 있다. 이 군은 “인강(인터넷 강의) 수강용으로 휴대전화를 독서실에 갖고 들어오는 건 허용되는데 다른 걸 하다 걸리면 바로 뺏어간다”며 “졸고 있을 때는 관리선생님이 흔들거나 목 뒤를 따갑게 때려 깨운 뒤 일어서서 책을 볼 수 있는 책상으로 보낸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스파르타식 관리형 독서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관리형 독서실의 비용은 일반 독서실에 비해 3∼4배가량으로 비싼 월 30만∼60만 원 수준이지만, 독서실마다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이 관리형 독서실을 선호한다. 자녀의 자율학습을 엄격하게 관리할 뿐만 아니라, 입·퇴실 시간까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고3 딸을 관리형 독서실에 보내고 있다는 김희영 씨는 “딸은 학교를 마친 오후 4시쯤 독서실에 들어가 밤 10시쯤 나온다”며 “아이가 입·퇴실할 때마다 독서실에서 문자를 보내줘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관리형 독서실에 다니기 싫어하지만, 수능 때까지만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독서실에 월 54만 원을 내고 있는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압적인 방식의 학습에 따른 부작용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생이 부모의 강압으로 관리형 독서실을 다니면 엄격한 규제에 의한 자존감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정서적 학대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학업적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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