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봉 출렁다리 걷고 활쏘기… 의림지선 ‘생생한 역사탐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충북 제천의 ‘신흥 관광 명소’로 떠오른 옥순봉 출렁다리에서 권봉진(42·맨 오른쪽) 씨와 아내 이현주(39·맨 왼쪽) 씨, 아들 권도율(10·왼쪽 두 번째)·도윤(4· 〃세 번째) 군이 손을 흔들고 있다. 제천 = 신창섭 기자

■ 농촌愛올래- 제천 자드락 치유캠프

청풍호반 절경 한눈에 펼쳐져
측백숲 걷기등 다양한 이벤트

가족에 따라 ‘맞춤형 체험관광’
당일 코스 아닌 2박 3일 일정

제천 =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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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무섭지 않고 너무 재미있어요!”

현충일(6월 6일)을 끼고 있어 3일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충북 제천 옥순봉 출렁다리에서 만난 권도율(10) 군은 한껏 신나는 표정이었다. 연휴 인파에 서울에서 내려오는 고속도로가 꽉꽉 막혀 제천까지 평소의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는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출렁다리가 꽤 요동쳤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권 군의 동생 도윤(4) 군은 예상보다 긴 시간의 차 타기에 지쳤는지 아빠 품에 안겨 있는 때가 많았다. 하지만 도윤 군도 출렁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신기한 듯 다리를 내려다보곤 했다.

청풍호반 수면 위에서 제천 10경 중 하나인 옥순봉을 가장 가까이에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옥순봉 출렁다리는 2021년 10월 22일 개장했으며, 길이 222m, 너비 1.5m의 연결 다리와 408m 길이의 생태 탐방 덱 로드, 야자 매트로 이뤄진 트레킹 길 등으로 조성돼 있다. 청풍호반과 대한민국 명승 제48호이자 제천 10경 중 제8경인 옥순봉의 수려하고 힘찬 자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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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군의 아버지 권봉진(42) 씨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조용한 여행을 하고 싶어서 제천을 찾았다가 한가하고 여유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아 또 찾게 됐다”고 말했다. 권 군의 엄마 이현주(39) 씨는 “제천 농촌관광의 최대 장점은 개인의 기호나 가족 구성, 애들 나이에 맞게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권 군 가족은 지난해 경험하지 못했던 출렁다리 관광, 바비큐, 물놀이, 만들기 체험 등을 제천시에 요청했다.

출렁다리 관광을 마친 뒤 권 군 가족은 국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군 가족은 활 쏘는 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활을 쏘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하기 어려운 활쏘기를 하면서 가족 모두 신난 모습이었다. 도율 군도 잘 쐈지만, 최고의 궁사는 엄마 이 씨. 이 씨는 과녁 정중앙을 맞히는 데 성공해 가족 기념사진과 액자까지 선물로 받았다.

제천은 예부터 관광 자원이 많고 다양한 지역으로 소문난 곳이다. 여행객의 기호에 맞춘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는 천혜의 지역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제천시가 운영하는 ‘제천 자드락 치유캠프’는 지역, 연령, 성별 등이 고려된 최적의 맞춤형 코스를 제안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제천시가 제안하는 패키지에는 숙박, 식사, 체험, 관광 등 모든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제천시가 ‘2022년 농촌애(愛)올래-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에 체험비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이런 장점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자드락 치유캠프를 찾은 사람은 207팀 1534명(일 기준 3849명)에 달했다. 올해도 5월까지 벌써 59팀 649명(일 기준 1490명)이 찾았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때문에 단체 관광이 불가능했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단체 관광 문의가 늘고 있고, 소규모 관광도 지난해보다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제천시가 추천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의림지가 꼽힌다. 의림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리 시설 중 하나로, 조성 연대는 확실치 않지만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악성(樂聖) 우륵(于勒)이 개울물을 막아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조선 세조 때 정인지(鄭麟趾)가 체찰사(體察使)로 이곳에 왔다가 3도의 병력 1500명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공사를 시행했다는 기록 등이 남아 있다.

제림은 의림지 제방 위에 조성된 소나무와 버드나무 숲이다. 주종은 수백 년 묵은 노송이며 버드나무, 전나무, 은행나무, 벚나무 등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의림지는 농업용수가 넉넉하지 못한 이 고장에서 오랜 시절 논과 밭의 물을 공급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제천시에 따르면, 아직도 방죽 아래쪽 청전동(靑田洞)의 농사는 전적으로 의림지 못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농경 사회에서 논과 밭은 삶의 원천이며, 물은 논과 밭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존재였다는 점에서 의림지는 현대인에게 단순한 관광 명소, 그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제천 관광의 최대 강점은 두 번째, 세 번째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이번 일정도 당일 방문 코스가 아니라 2박 3일 일정을 빽빽하게 채웠다. 첫날은 출렁다리 관광과 측백 숲 걷기를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으로 일정이 짜였다. 둘째 날은 모노레일과 청풍호 유람선을 타고, 셋째 날은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제천의 의림지와 역사박물관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권 군의 엄마 이 씨는 “지난해 방문했다가 재방문했는데도 아직 둘러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다”고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