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에너지정책 공청회 ‘잡음’
‘반원전’ 일색… 의견수렴 불가
오늘 열린 토론회도 마찬가지
산업부 “친원전, 반원전 동등구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바보짓’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서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21·23일 주최한 공청회와 토론회가 탈원전을 지지하는 전문가 위주로 꾸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은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 산업부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거나 “환경단체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산업부 주최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 형식 논란은 23일에도 계속됐다. 이번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데, 탈원전 백지화 및 원전 활성화가 새 정부 에너지 정책 기조임에도 막상 토론자 중 원전 전문가는 한 명도 없고 오히려 원전 반대론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화력 발전은 그대로 두고 원전을 확대하는 만큼의 재생에너지를 줄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데 기후위기 속에서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며 정부 방침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탈원전 단체로 분류되는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인 전영환 홍익대 교수 등도 패널로 이름을 올렸다. 공청회는 일부 환경단체가 고성을 지르며 원전 정책에 항의하면서 5분간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환경단체인 기후정의동맹 관계자들은 ‘에너지 민영화 계획 철회하라’ ‘핵발전은 대안이 아니다. 공공 재생에너지로 기후정의 실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올리며 반대 시위를 했다.

윤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날린 바로 다음 날인 23일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토론회가 개최됐다.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산업부 주최로 열린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개토론회’의 주관 기관 중 한 곳은 에너지전환포럼이고, 홍종호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를 포함해 토론자들 일부도 이 포럼 소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양한 입장을 듣기 위해 현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토론자와 반대하는 토론자, 중립적인 시각을 지닌 토론자를 형평성 있게 참여시켰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