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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문화미래리포트 2022 게재 일자 : 2022년 06월 24일(金)
“韓, 2%이상 성장 한계 있지만 세율 낮추고 규제 완화하면 극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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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석학에게서 듣는다 - 2 로버트 배로 하버드大 경제학과 교수 <7월 7일‘문화미래리포트’ 제2세션 두번째 강연>

대표적인 ‘성장론자’로 ‘문화미래리포트 2022’ 강연을 맡은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24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민간의 생산성 확대 여부에 한국 경제의 성장 여부가 달려 있다”며 한국 및 세계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강조했다. 자료사진


“韓 ‘소득 재분배’로 중심이동 탓
선진국처럼 성장률 낮아질 우려
성장은 민간 생산성 확대에 달려

국제 안보 역행탓 자유무역 위기
전분야에서‘국방논리’ 적용될듯

美 Fed 파월 통화정책은 대실패
지난해 초부터 금리인상 했어야
고물가 일시적이란 판단 큰 실수

韓정부, R&D투자 우대 조치 등
지원 늘려 도전의식 고취시켜야”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경제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경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은 민간의 생산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세계적으로 대표적 ‘성장론자’인 배로 교수는 24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재정·통화 등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석학이다. 특히, 과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대표적인 학자 중의 한 명이다. 미국 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물가가 상승할 당시, 이를 ‘일시적’이라며 수수방관하던 Fed의 정책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배로 교수는 Fed가 지난해 초부터 이미 기준금리를 인상했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통화정책의 ‘실기(失期)’를 지적했다. 심지어, “제롬 파월 Fed 의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미국 월가에서는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선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Fed를 둘러싼 최악의 우려는 이미 확인됐다”며 “그들은 추세에서 한참 뒤처져 이제 이를 따라잡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JP모건도 앞으로 2년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63%, 3년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81%에 달한다고 밝혔다.


배로 교수는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의 패권 다툼을 지켜보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러시아의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중국에 첨단 기술 시장을 맡겨 놓은 과거 정책을 실수라고 지적했다. 경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적인 이득을 챙겨야 하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로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과거 한국 경제에 대해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금의 한국 경제는 어떻게 평가하나.

“전통적으로 한국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장과 국제적인 개방, 제한된 정부, 생산성 증대를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R&D) 등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둬왔다. 이런 정책은 1960년대부터 이룬 기적과 같은 성장의 뒷받침이 됐고, 국민 대부분의 생활 수준을 향상했다. 최근에는 소득과 부를 보다 평등하게 분배하는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중심이 이동한 듯하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에서 추구하는 정책과 유사하며 이로 인해 향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언급한 대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잠재성장률 역시 2%대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장론자로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금융주체들이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약 2%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거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전환의 힘으로 인해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다른 선진국의 우수한 기술을 추격한다고 해도 연평균 2% 이상의 경제 성장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 이런 추세는 낮은 세율과 낮은 규제를 허용하는 제한된 정부 등 경제 성장에 유리한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시장경제와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경제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고전주의 거시경제학 관점에서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이 현대 국가 경제 성장의 해법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경제 성장이 민간의 생산성 확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세금과 규제를 낮게 유지해 민간이 생산성을 성장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 또, 정부는 금융시장과 재산권 등 기본 규칙을 유지함으로써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프라 투자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인프라는 이미 고도로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나 러시아와 미국·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 갈라진 대립 등 최근 세계 경제 환경은 자유무역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세계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제 안보가 역행하면서 자유 무역의 위기가 발생했다는 데 동의한다. 세계 각국이 주요 분야에서 국내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을 합리화하는 ‘국방’(군사)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핵심 원자재나 컴퓨터 칩과 같은 첨단 기술 제품·에너지·식품 공급 등에서 말이다. 문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보호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이런 ‘국방’의 논리가 적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와 중국발 갈등 위협이 높아짐에 따라 국방의 논리를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가령,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에 의존하는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또, 여러 국가가 중국의 첨단 핵심 기술 공급에 의존하는 것도 실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비상사태 발생 시에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높은 물가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사회의 의지가 이런 국방 논리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이것은 ‘조작’에 대한 반감으로 표현된다. ‘반 가격 조작 정서’는 비상시 수요가 높아지는 재고를 민간이 비축한다고 해도 큰 이점을 얻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가격 통제 압력을 발생시키고, 원유시장은 특히 우려된다. 가격 통제는 개방형 인플레이션보다 언제나 더 큰 비용이 든다.”

―언급한 대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향후 1∼2년 이내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이 정말 있다고 판단하나.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높은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문제가 됐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스태그플레이션 패턴이 생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대해 제로금리 정책은 효과가 없고, 공급 충격에 대응해 오히려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제롬 파월 현 의장의 통화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코로나19 공급 충격이 발생했다고 해도 총수요에 대한 실질적인 부양책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심각한 영향을 받은 분야와 개인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는 경우는 있었다. 이런 주장이 그럴듯하게 보였던 건 2020년 말까지다. 강력한 ‘V자형’ 회복이 미국 등에서 시작됐을 때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너무 오랫동안 매우 공격적인 속도로 유지됐다. Fed는 적어도 2021년 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어야 한다. 파월 의장이 이끄는 Fed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려고 일련의 정당성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이 단지 일시적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런 정책은 큰 실수였으며, 현재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자리를 1979년부터 2006년까지 함께 Fed를 이끌었던 폴 볼커와 앨런 그린스펀처럼 좀 더 훈련되고, 유능한 사람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해온 Fed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Fed 지도부의 현명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국이 미국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안보 상황을 보면 중국과 강력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에도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 중국이 경제와 어느 정도는 정치적 자유화의 길로 돌아오길 희망할 수 있지만, 현 정치 상황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경제 성장은 생산성 향상에 따른 혁신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국가 경제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정부는 기업을 위해 낮은 세율과 낮은 규제 시스템을 추진해야 한다. R&D 투자에 대한 우대 조치를 권하고 싶다. 우대 조치 대상 분야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승자를 뽑는 정책이 훨씬 더 도전적이다. 이런 노선을 따르면 성공할 수 있다. 다만, 경제 성장을 위한 산업 정책의 전반적인 결과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 한국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통한 재정 확장 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추진하는 반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를 빨아들이고 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총수요를 고무시키는 재정 정책은 코로나19 공급 충격에 적정한 대응이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확장 재정 정책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추진됐다. 이런 변화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통화정책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보다 훨씬 더 큰 책임이 있다. 재정 규율의 부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발생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훨씬 더 커졌다. 재정 규율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좋은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 집행에 대해 일종의 ‘케인지언 실험’으로 잘못된 분석에 근거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었는데 현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나.

“앞서 말했듯이, 나는 기본적으로 재정 적자를 억제하는 규율 있는 재정 체제를 선호한다. 코로나19 경기 침체에서 거의 완전히 회복되면서 코로나19 피해와 경기 침체에 따른 보상을 위해 재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줄어들었다. 미국의 경우, 노동 시장은 활기차고 일자리도 많다. 그래서 추가적인 재정 조정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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