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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06월 25일(土)
‘5만전자’…참다참다 떠난 외인, 개미들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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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떠나고 증권사 외면하지만 버티는 개미들
“대한민국 경제 망하지 않는 한 삼성 안 망한다”


삼성전자 1983년 1월 삼성전자 경영방침 발표회. 이병철 당시 삼성그룹 회장은 다음 달 ‘왜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2.8 동경선언’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며 ‘신화’를 쓴다. (출처 삼성전자이십년사(1989))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는 증시에서 이달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8조 원이나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들어서만 3조 원 넘는 주식을 시장에 던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탈출’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도 6년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속절없이 떨어지자 꿋꿋이 ‘매수’의견을 지키던 증권사들마저 목표주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약세장에도 “실적이 여전히 견고하다”며 굳건하게 10만 원까지 목표주가 산정치를 제시하던 증권사들은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결국 일제히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SK증권은 9만 8000원에서 7만5000원, 현대차증권은 9만1000원에서 8만2000원, 신한금융투자는 8만7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9만 원대는 물론 8만 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조차 드물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물가를 잡자니 위태위태한 경기가 자칫 침체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딜레마에 처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에 몰렸다. 이에 신흥 시장에 투자한 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인 삼성전자 역시 거대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군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하반기 전망마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 호황기를 맞았던 스마트폰·서버·PC·가전 시장 수요가 일제히 빠르게 식고 있다. 당장 뚜렷한 혁신의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얼어 붙은 투자심리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 공정 수율과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약점 등 외부에서 삼성의 잠재력에 의문 부호를 던지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외인과 기관도 떠나고 증권사들도 외면한 가운데 개인들만이 홀로 남아 삼성전자를 지키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은 삼성전자를 약 3조 원 넘게 사들였다. 단연 압도적인 순매수 종목 1위다. 2위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해도 10배 이상 담으며 묵묵히 삼성전자를 지켰다. 떨어지는 주가와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삼성전자라면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여전한 셈이다.

개미들은 왜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일까. 한 개인투자자는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도 상관 없다”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망하지 않는 한 삼성전자도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 역시 같은 이유로 고점에 물려 있는 삼성전자 주식만큼은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가가 당장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삼성전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는 생각만큼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과거 외환위기와 IT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경험과 결과에 따라 약세장에 가장 믿을 수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시장에 진입한 대다수의 삼성전자 개미들은 이제 ‘버티기’에 들어갔다. 개미들이 꿈꾸고 역사적 패턴이 보여주는 반등의 시간이 과연 올 겨울일지 내년이 될지 10년 후일지, 아니면 끝끝내 오지 않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던 회사에서 시작해 한국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던 초일류기업의 문턱까지 올라선 삼성을 옆에서 지켜봐왔던 개인 투자자들은 그저 여전히 ‘신화’를 믿을 뿐이다.

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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