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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22년 06월 25일(土)
아프리카 어린이들 ‘지능지수 낮아’ 외치게 해… 中 인종차별 논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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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 아프리카 외교 타격 가능성

미국 비난도 수그러들까 관심


스크린샷(101) 중국의 한 온라인 몰에 공개된 각종 축하 메시지 상품. 아프리카 및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원하는 문구의 축하 메시지를 날려준다. 온라인 캡처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선 축하의 의미로 외국인이 등장하는 생일·기념일 축하 메시지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생일이나 개업, 기념일 등에 외국인을 등장시켜 중국어로 축하인사를 건네는 짧은 동영상 클립은 중국 현지의 주문에 따라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동유럽 등에서 제작돼 당사자에게 전송됐다. 해당 동영상 상품에는 정말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출연하기보단 현지 주민들이 약간의 돈을 받고 고객이 원하는 문장을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그냥 읽도록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동영상 상품에 인권 침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동영상에 대한 단속이나 금지는 형식적으로만 이뤄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상황이 최근 국제적 문제로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지난 20일 잠비아에서 체포된 사업가 루커(盧克)의 행동이 알려지면서다. 루커는 동영상에 축하 메시지 대신 말라위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행복한 목소리로 “나는 깜둥이이고 IQ가 낮아요(我是黑鬼智商低)”라고 외치게 했다. 해당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의 커뮤니티 ‘흑인들을 놀리는 모임’이란 계정에 게재됐고 이는 말라위 현지에도 알려졌다. 말라위 당국의 조사에 나선 결과 아이들은 약 2년 전 50센트를 받고 촬영에 응했고, 루 커는 해당 영상을 최대 70달러(약9만1300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비아로 도주했다가 인종차별 및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된 루커는 “중국 문화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으로 말라위 지역에서의 대 중국 감정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말라위 당국과 시민단체들은 루커를 반드시 자국으로 송환해 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중 여론이 커지자 중국에서도 진화에 나섰다. 우펑(吳鵬) 중국 외교부 아프리카 국장은 말라위를 찾아 “인종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라위 외무장관과 의견을 함께했다”며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이러한 불법 온라인 행위를 단속해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인종차별 영상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라위 주재 중국 대사관도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인종 차별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말라위 측과 협력해 이 문제가 적절하게 해결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구체적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중국은 그동안 신장(新疆) 위구르족이나 티베트 등지의 인권유린 비난에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서구식 민주주의를 자국에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23일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에서는 중국인권연구회와 중난(中南)대 인권연구센터 주최로 ‘미·서방의 구조적 인종차별의 근원과 영향’이란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학술적 세미나라기보단 미국 내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자리가 돼 버린 이 행사에서 토론자로 나선 왕위팅(王昱廷) 사회과학원 부교수는 “미국은 인종평등을 제대로 실현한 적이 없으며 인종문제로 계속 얼룩져 있는데 이는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제도적·구조적 결함을 반영하는 것이며 미국식 위선을 심각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번 동영상 사건을 통해 중국이 미국의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정당성’에 크게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이번 사건에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인종차별 문제로 미국을 비난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아프리카 최근 논란이 된 뤼커 제작의 영상. 말라위 어린이들이 해맑은 얼굴로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읽고 있다. 인터넷 캡처
e-mail 박준우 기자 / 국제부  박준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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