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대출’ 6억 다 받아도…서울엔 살 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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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6-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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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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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 조사

7.5억 이하 20평형대 매물
8.9%뿐… 강남3구는 1%이하

매물 부족·금리인상여파 겹쳐
규제 풀려도 내집 마련 불가능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 불만


서울 종로구에서 전세살이 중인 최기준(38) 씨는 올해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 최 씨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80%까지 완화된다고 해서 7억5000만 원 한도로 매물을 살펴봤는데, 매물도 많지 않을뿐더러 대출 금리도 높아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실제 최 씨가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결과, 30년 만기로 6억 원을 대출받았을 때 월평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280만 원에 달했다. 그는 이어 “집값 다 오르고 저금리 상황이 끝난 시점에 대출 규제가 완화돼 도저히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7월 시행되는 가운데,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완화된 대출 규제에 맞춰 ‘영끌’을 하더라도,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으로 인해 대출 가능액에 맞는 매물 자체가 부족한 데다, 금리 인상 여파까지 겹쳐 규제가 풀려도 사실상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네이버부동산’ 앱에 올라온 서울 지역 전체 아파트 매물(6만2751건) 중 7억5000만 원(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대상 대출 최대한도인 6억 원에 LTV 80%를 적용해 역으로 계산한 금액) 이하인 20평형대 매물은 지난 24일 기준 8.98%(5639건)에 불과했다. 신혼부부 등이 첫 내 집 마련으로 ‘20평형대, 방 2개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대책으로 서울에서 구할 수 있는 집은 10채 중 1채 수준도 되지 않는 셈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새는 신혼부부들이 20평 이상 되는 아파트를 알아보러 오는데, 10억 원 이하 아파트 중 조건에 맞는 아파트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30대 신혼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경우, 구별 전체 매물 중 7억5000만 원 이하 20평대 아파트는 각각 1.67%(42건), 0.35%(4건), 0.23%(6건)에 불과했다. 강남구(0.12%)·서초구(0.15%)·송파구(1%) 등 강남 3구의 경우 1% 이하였다. 같은 조건을 대입했을 때 서울 25개 자치구 중 도봉·노원·중랑·금천·구로·강북구 등 20%대인 6곳을 제외한 4곳(성북·은평·양천·관악구)은 10% 초반대였고, 나머지 15곳은 한 자릿수로 집계됐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대출 금리도 내 집 마련의 큰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지난 24일 기준 연 3.690~5.781% 수준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서 2030에 ‘심리적 LTV 상한선’이 발생해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집을 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보름·김대영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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