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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2년 06월 29일(水)
양적긴축에 루나 사태 맞물려 ‘코인런’…“가상자산 자체가 공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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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 - 추락하는 가상화폐



‘R 공포’ 직격탄 맞은 위험자산
코인거래소·대출플랫폼 ‘흔들’

비트코인 7개월만에 70%폭락
가상화폐 시총도 3분의 1 토막
금리 인상때마다 하락 가능성

안전자산 지위 획득에 회의론
“규제안, 자정작용 계기” 전망도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공포를 의미하는 ‘R의 공포’가 가상화폐 시장까지 엄습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흐름과 맞물려 한때 실물 명목화폐를 대체·보완할 대안처럼 각광 받던 가상화폐가 세계 곳곳에서 찬밥 신세가 되면서 관련 업계는 초비상 상황에 처했다.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고점을 찍은 이후 7개월 만에 가격이 70% 가까이 빠졌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의 시가총액도 3분의 1토막이 났다. 가상화폐 채굴업체마저 가상화폐를 팔아치우며 ‘손절’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만3000달러(약 1600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29일 “현재 가상자산 시장도 주식 시장과 같이 고강도 긴축으로 밀리는 모습이며 주식보다 더 위험한 자산이라 낙폭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2년 전으로 떨어진 가상화폐 가격 = 7개월 전 7만 달러를 넘어설 기세였던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시작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 4월 말부터다. 4만 달러대로 반 토막 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테라·루나 폭락사태를 겪으면서 3만 달러 선을 내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5일(현지시간) 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만80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가 28일 현재 2만 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에서 나타나듯 가상화폐는 양적 긴축에 직격탄을 맞는 ‘위험자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Fed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로 빠르게 흡수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증시 내 성장주를 비롯해 신생 자산군인 가상화폐에 들어간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게 된다. 앞으로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추가 발표할 때마다 가상화폐 가격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테라·루나 사태로 ‘코인런’ 촉발 = 주요국 긴축정책과 맞물려 ‘테라·루나 사태’발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권도형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개발한 루나와 테라는 기존 법정통화나 채권, 금 등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유지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라는 1달러 가치에 고정시켜 놓고 자매코인인 루나를 활용해 코인 가격을 안정화하는 독특한 구조다. 테라 가격 하락은 루나를 발행해 막고, 테라 가격 상승 시에는 루나를 사들여 안정시키는 식이다. 문제는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면 시장이 두 코인 모두를 투매해 연쇄적 가격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때문에 루나의 가치는 99.99% 떨어지며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테라·루나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가상화폐 업계 가치 하락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가상화폐 담보 대출서비스인 ‘셀시우스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인출 중단 사태가 대표적이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불신에 더해 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침체 국면에 빠지자 투자자들이 줄지어 출금 신청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셀시우스는 지난 12일 “극한의 시장 상황 때문에 계좌 간 모든 인출, 스와프 및 이체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셀시우스에서 인출이 중단되면서 이더리움 기반의 파생상품은 대거 청산 위기에 놓였다. 이는 이더리움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번져 추가적인 가격 폭락사태를 가져왔다. 코인텔레그래프US는 “셀시우스는 지난해 200억 달러 이상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해 왔으나 지금은 부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가상화폐 시장 침체에 셀시우스 외 다른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도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홍콩의 바벨파이낸스 역시 예치된 가상화폐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핀블록스도 하루 출금액을 500달러로 제한하면서 대규모 인출 사태에 직면했다. 이런 추세 때문에 가상화폐 가격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도 만연하다.

◇흔들리는 시장, 신뢰 위기 증폭 = Fed의 긴축을 시작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면서 비트코인이 과연 금과 같은 안전자산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관 등 전문 투자가들이 코인 시장에 들어오면서 가상자산이 주식 같은 전통 자산과 동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최근 2년간 가상자산 시장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번 사태를 지난해 9월 단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에 이어 ‘자정작용’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미국 의회에서 가상화폐 규제 법안 제정이 탄력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도 3월 가상자산에 대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가상자산 규제안(MiCA)’을 의결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빗썸경제연구소는 “미국의 규제가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조정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 신뢰가 높고 성실 공시하는 프로젝트의 생존 가능성이 크기에 투자자들의 주의 깊은 투자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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