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최저임금 미만율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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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6-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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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최저임금 심의가 올해 역시 난항이다. 경영계는 동결에서 1%대 인상으로 수정안을 냈지만 노동계는 시간당 1만 원 이상을 계속 요구한다. 최저임금 1만 원은 문재인 전 정부도 못했다. 양측의 간극이 너무 커 법정 시한(29일)에 타결될지 미지수다.

잘 알려진 대로 최저임금은 문 전 정부 임기 동안 급등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문 정부에서 처음으로 결정했던 2018년에 16.4%나 껑충 뛴 이후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계속 올랐다. 2018∼2022년 5년간 상승률이 41.6%나 된다.

주목할 점은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법적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도 급등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0∼2015년엔 11%대를 유지하다가 최저임금이 8.1% 올랐던 2016년 13.5%로 증가했고, 특히 2018년엔 15.5%로 급등했다. 이후 2021년(15.3%)까지 줄지 않고 있다. 경영난이 심각한 음식·숙박업의 경우 이 비율이 40%를 넘는다.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근로자 수는 2001년 57만여 명이었던 것이 2018년(311만여 명) 이후로는 2021년(321만여 명)까지 300만 명을 계속 웃돌고 있다. 최저임금이 고용주인 기업의 지불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과 영세 상공인들이 동결을 호소하는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지난 27일에도 19개 업종별 중기 대표들은 현 수준으로도 건설기계정비업은 20%가 폐업 위기며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오르면 절반 이상은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중기중앙회의 설문조사 결과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면 중기의 46.6%가 고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할 정도로 절박하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도 급증했고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상황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최저임금의 역설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부 근로자는 혜택을 보지만 취업 준비자와 저숙련 근로자는 피해를 본다. 고물가로 임금 인상 요인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고물가 외에 성장·투자·고용도 심각하고, 무역·재정 적자도 위태롭다. 모두가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면 임금을 올려봐야 허사다. 황금알을 미리 꺼내려고 거위의 배를 가르는 건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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