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징용 민관협’ 오늘 출범… 배상 주체·범위 집중논의

정부·피해자측·日인사 등 참여
양국정상 관계개선 공감속 주목

한·일 정상 간에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모아진 가운데 강제동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민관협의회가 4일 출범했다. 배상의 주체와 범위 및 규모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져 향후 강제징용 피해자 측의 수용 여부와 국민 정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출범식 겸 상견례를 겸해 열리는 이번 협의회 첫 회의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주재하고, 정부 관계자와 일본 전문가 10여 명, 피해자 측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협의회는 배상의 주체를 누구로 할지, 배상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지 등을 중점 논의할 방침이다. 협의회 사정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구상한 ‘정부 안’을 협의회 구성원들에게 소개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면서 “민간에서도 좋은 의견을 내고 피해자 측 입장도 들으면서 합의점을 마련해 가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정부가 일본 기업의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추후 구상권을 일본 기업에 청구하는 대위변제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일본은 강제동원 배상 소송의 피고인 일본 기업들이 대위변제에 참여하면 결국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인정하는 셈이라는 이유로 일단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또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한국 정부의 대위변제는 일본 기업의 직접 배상을 막아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주게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강제징용 피해 배상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측은 민관협의회 출범에 일정 수준의 기대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은 이날 “협의의 포인트는 원고(강제동원 피해자) 측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지의 여부”라며 “한·일 기업과 개인이 돈을 내서 3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만드는 구상도 나온다”고 전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