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빌드업’ 확고… 30승 11무 6패 역대 사령탑 최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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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리더십 - 16강 도전 벤투 리더십은

3년11개월 재임, 역대 최장기간
체계적 훈련으로 선수 지지받아
평가전서 허점도… 보완책 과제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파울루 벤투(53·사진) 현 축구대표팀 감독도 자기만의 확고한 축구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소위 ‘후방 빌드업’이다.

골키퍼부터 시작해 전방 공격수까지 차근차근 공격을 펼쳐나가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공격으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빠른 패스워크를 가미해 속도감 있는 공격을 추구한다. 벤투 감독은 이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과 설명, 지시로 선수들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언론과의 관계가 친밀하거나, 울리 슈틸리케 감독처럼 부드럽고 친절한 이미지가 아닌데 선수들의 지지는 확실해 보인다.

그건 결과가 말해준다. 벤투 감독은 어쨌거나 항상 가시밭길 같았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의외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7승 2무 1패(승점 23), 2위로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1위 이란(8승 1무 1패·승점 25)에 밀렸지만 3위 아랍에미리트(UAE·3승 3무 4패·승점 12)와 간격을 승점 13으로 넉넉하게 벌렸다.

본선 16강에 진출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땐 예선 조 1위였는데, 2위와 승점 차가 4로 크지 않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조 3위와 골득실에서 1골 차이로 앞서며 조 2위로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땄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3위와 승점 2 차이로 진출했다. 이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다.

그러나 대표팀이 단시간에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간 건 아니다. 사실 최종예선 전까진 불안했다. 전술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수많은 질타가 쏟아졌지만, 벤투 감독은 꿋꿋하게 자신의 축구를 고집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전술이 자리를 잡았고,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A조를 어느 때보다 쉽게 통과했다. 특히 지난 3월 9차전에선 이란을 2-0으로 완파, 이란전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의 사슬을 11년 만에 끊었다.

벤투 감독은 또한 조용히 여러 기록을 세웠다. 2018년 8월 대표팀에 부임한 뒤 3년 11개월을 채웠는데, 역대 사령탑 단일 재임 기간 1위에 해당한다. 종전 최장 재임은 2014년 9월부터 2017년 6월까지 2년 9개월간 지휘봉을 잡았던 슈틸리케 전 감독. 벤투 감독은 또 재임 기간 30승 11무 6패(승률 63.83%)를 작성, 역대 사령탑 최다승을 유지하고 있다. 종전 최다승 역시 슈틸리케 전 감독으로 27승 5무 7패(승률 69.23%)를 기록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6월 4차례 평가전에서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대표팀은 브라질에 1-5로 패배, 칠레에 2-0 승리, 파라과이와 2-2 무승부, 이집트에 4-1 승리를 거뒀는데, 부상으로 빠진 이재성(마인츠)과 김민재(페네르바체)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공수 연결과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이 월드컵까지 남은 4개월여 동안 어떤 보완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그의 리더십은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