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통합기지’ 계룡대 찾은 尹…‘북한=적’ 개념 재확립

尹 “싸워 이기는 군대” 강조

지난 5년간‘대적관 약화’판단
‘북한 핵위협 대응 최우선’표명
北자극 피해 사실상 폐기됐던
‘독자적 3축 체계’ 언급하기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대통령·신임 합참의장 경례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합참의장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김승겸 합참의장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아무리 첨단과학기술 강국이 되더라도 확고한 대적관과 엄정한 군기가 무너진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대적관 약화로 경계 작전 태세가 이완됐다고 보고, ‘북한군 북한 정권=적’이라는 개념을 재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싸워 이기는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우리 군이 싸워 이길 수 있는 국방 태세를 확립하고 국방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남북 대화와 협력을 중시했던 문 정부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최우선 순위로 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장병 정신전력 교제에서도 ‘북한 정권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과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에서 드러난 군 기강 해이를 다잡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또 “독자적으로 한국형 3축 체제를 구축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사실상 폐기했던 ‘한국형 3축 체계’ 용어를 되살린 것이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전력증강 계획을 뜻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군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3축 체계를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날 회의에선 장병들의 병영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병영환경을 마련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계룡대에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한 것도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전군지휘관회의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첨단 과학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강화,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신속 전력화 추진 등에 대해 주요 지휘관들과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