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장마철만 되면 몸이 처지고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요

■ 마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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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고민

저는 40대 중반인데 몇 년째 장마철만 되면 몸이 처집니다. 지끈지끈 머리가 아픈데요. 몸이 무겁고 잠을 잘 못 자면 여지없이 다음 날 흐리거나 비가 오더라고요. 예전에 어머님들이 무릎이 아프면 비가 올 것을 예측한다고 하셨는데 저도 딱 그런 기분입니다.

사실 장마철이라고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원인이 있는 직업도 아니에요. 무기력하고 잠도 푹 못 자고 피곤한데 계절성 우울증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바뀌면서 장마철이 훨씬 길어져서 힘든 기간도 늘어났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솔루션

A : 날씨 안좋아도 야외 활동하고 꾸준히 운동하세요

계절성 우울증은 3년 이상 연속해서 특정 계절에 우울감이 발생하는 경우 진단할 수 있습니다만, 일조량과 관련돼 겨울이나 봄에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우울감이나 무기력, 흥미저하, 수면이나 식욕의 문제, 불안감, 집중력 저하 등 증상이 매년 같은 시기에 발생한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보고 약물치료를 하는 게 좋겠지만, 우울증 기준에 맞는지를 살펴보려면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대기가 저기압이 되면 우리 몸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뇌 주변의 압력이 더 높게 느껴져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두통이 생기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긴장성 두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기압이 자주 변하면 대기에 양이온이 많아져서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하므로 두통이 심해진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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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원리로 관절염을 비롯한 통증이나 이명도 심해질 수 있으며 간질 발작이 더 많이 일어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편두통은 오히려 고기압에서 혈관이 확장되면서 심해진다는 말도 있듯이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가 오거나 흐리면 증상이 안 좋아질 거야”라고 예측해버리면 오히려 불안해지고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수면에 관련된 호르몬으로 밤에 분비돼야 하지만, 흐린 날이 계속될 경우 낮에도 분비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치 잠을 자는 상태와 같은 멍한 기분이 지속될 수 있겠지요. 사실 구름이 낀다고 햇빛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구름 낀 날에도 실내보다는 바깥이 밝은데 문제는 비 오는 날씨에는 아무래도 바깥 활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사실 날씨가 안 좋다고 실내에만 머무르는 것보다는 야외 활동을 꾸준히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정신이나 신경계의 질환이라고 해서 마음의 문제라고 보고, 자꾸 심리적인 요인·과거·환경 등에서 원인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몸과 마음은 상호작용하기에 기분이 안 좋은 상태를 몸의 활동으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요. 운동은 외부의 환경변화와 무관하게 땀을 흘려서 체온을 조절하는 경험을 자주 할 수 있게 해주므로 이런 날씨에도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