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멀쩡한 진짜 돈 주고 왜 가짜 돈 사나”...코인 투자에 재차 비관론

유 작가, 가상화폐 실질 가치 “전혀 없다” 일축
코인 시장 붕괴 조짐에 과거 발언 재조명되기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지난 2017년 12월 JTBC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상화폐의 가치 안정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과거 가상화폐의 가치 안정성 문제를 지적했던 유시민 작가는 12일 “왜 멀쩡한 진짜 돈을 주고 가짜 돈을 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재차 지적했다. 지난 5월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시세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대량 손실이 발생하고 비트코인 등 대표적인 가상화폐들도 시세 불안정 상태가 계속되며 유 작가의 가상화폐론이 재조명 받은 바 있다.

유 작가는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가상화폐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질문에 “이게 아직 끝은 아닌 것 같다. 누구 생각이 옳은지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유 작가는 “저는 (가상화폐가) 약간 신묘한 장난감이고, 무슨 획기적이고 새로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이유로 이걸 정당화시켜주는 흐름이 있었고 영업을 되게 영악하게 했다”며 “초기영업을 영악하게 해서 그걸로 돈 번 사례들이 몇 개 있는 걸 가지고 막 언론이나 이런 데서 부추기도록 이렇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제가 ‘사기라고 결국 망할 거다’고 얘기한 후에도 계속 올랐잖나. 가격이 올랐는데 그것은 이 사기극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끌려 들어오고 있어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는 것”이라며 “제가 옳은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제가 가진 경제학적 상식에 비추어 보면 이것은 끝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제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다”면서도 “이게 진짜 가치 있는 것이어서 투자하신 분들이 돈도 벌고 다 잘 됐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

특히 유 작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실제적 가치에 대해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 작가는 “지금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등장 초기에는 채굴 같은 활동이 블록체인의 특징이었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시스템을 돌리게 해 채굴보상금을 주고 거래수수료를 주는 식이었지만, 지금 나오는 대부분은 알트코인,즉 대체 코인은 더 나은 것처럼 광고를 하지만 사실은 블록체인과 거의 아무 관계도 없이 그냥 찍어내서 상장하다는 것이다. 유 작가는 가상화폐에 대해 “(실질)가치가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017년 말부터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12월 가상화폐 열풍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 JTBC ‘썰전’에 출연해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며 “‘바다이야기’(사행성 게임)처럼 도박과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유 작가는 비트코인의 문제점으로 가치의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가치가 요동을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비트코인의 경우 13일 오전 7시 현재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1만9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에 비해 3.6%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한때 6만7000달러 선까지 상승한 바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돈 풀기’ 정책이 긴축 기조로 전환되면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