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첨단 의약품 ‘제품화’ 적극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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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모든 질병은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게 효율적이며 사회적 의료 비용도 적게 든다.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백신을 맞는 이유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미국·유럽 주도로 백신이 개발·공급되는 과정을 보면서 ‘국산 백신’의 개발·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코로나 1호 백신을 지난 6월 29일 허가해 우리나라도 백신 개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그간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백스 등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제조하며 제조 기술 경험을 축적했지만, 국내 기술력으로 원료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식약처는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히 개발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허가 전부터 비임상, 임상, 품질 단계별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허가·심사 시 신속 심사, 수시 동반심사로 통상 180일 소요되는 허가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3상 임상시험 절차의 규제 혁신을 위해 면역원성 비교임상시험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도록 주도했고,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정식으로 국제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허가심사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식약처가 세계 최초로 이 백신을 심사하는 규제기관이었기에 책임과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 허가심사 단계부터 세밀한 검토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3중 자문으로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검증도 거쳤다.

식약처는 선진국과 동등한 허가요건과 심사기준으로 안전성 및 효과성을 검증해 세계 최초로 허가함으로써,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회원인 국제적 규제기관으로서의 허가심사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미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공급을 위해 WHO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위한 다수 품목의 협력심사에 참여해 코로나 종식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 역할을 다하고 있다.

식약처는 ‘제품화전략지원단’을 출범시켜 ‘개발-비임상’ ‘임상시험-허가심사’의 연계와 임상시험 설계에 대한 전문적 서비스 제공 기능을 강화했다. 국가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을 비롯해 희귀 의약품, 혁신기술 적용 의약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공감에 따른 것이다.

제품화전략지원단은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례와 같이 국내에서 개발돼 제조하는 의약품이 신속히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다. 유망한 신약 개발 지원은 물론 기존 규제의 틀을 적용하기 어려운 첨단 기술 적용 의약품에 대해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이를 국제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글로벌 활동을 선도할 것이다.

앞으로도 식약처는 제2, 3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와 같은 국내 제품이 개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규제 혁신으로 제약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식의약 안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