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팅포인트’ 앞당긴 이대호 ‘불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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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7-26 10:43
업데이트 2022-08-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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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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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영 기자의 베이스볼 스펙트럼 - 올해 40세…왜 이렇게 잘 칠까

타격 포인트 32.6→48.2㎝ 당겨
앞에서 때려 타구에 힘실려‘펑펑’
현재 타율 0.337 리그 전체 2위
안타 110개 3위…전성기 못잖아
올 시즌 마친 뒤 예정대로 은퇴


1982년 6월 21일생인 롯데 내야수 이대호(사진)는 올해 KBO리그 최고령 선수다. 역시 1982년생인 외야수인 추신수(7월 13일생)와 김강민(이상 SSG·9월 13일생), 투수 오승환(삼성·7월 15일생) 등도 KBO리그에서 활약 중이지만, 이대호는 이들 중 생일이 가장 빠르다.

만 나이로 40세인 이대호는 야구 선수로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다. 세월의 무게는 속일 수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힘은 물론 순발력도 떨어지기 때문. 실제 이대호의 2년 전 평균 타구 속도는 148.1㎞였지만 지난해 144.3㎞로, 올해는 141.2㎞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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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대호는 불혹의 한계를 넘어 펄펄 날고 있다. 이대호는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25일 현재 타율 전체 2위(0.337), 최다 안타(110개) 3위에 올라 있다. 올해 홈런 개수는 12개(공동 9위). 또 지난 15일 끝난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선 역대 최고령 홈런왕에 올랐다. 불혹을 훌쩍 넘긴 선수가 이렇게 맹활약하는 건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나이가 들면 히팅포인트가 뒤로 밀리기 마련. 이대호는 노화를 인정하고 변화를 선택했다. 이대호의 올해 타격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히팅포인트는 48.2㎝로 지난해 32.6㎝보다 15㎝ 이상 앞당겨졌다. 히팅포인트가 늘어났다는 건 앞에서 공을 때린다는 뜻.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 싶으면 여지없이 방망이를 휘두른다. 올해 이대호가 공을 흘려보낸 스트라이크를 뜻하는 ‘루킹스트라이크 비율’은 19.7%로 2017년 국내 복귀 후 최저 수치다.

공을 앞에 놓고 공격적으로 때리니 타구에 힘이 실리면서 안타성 타구가 부쩍 늘었다. 빠른 공은 물론, 변화구 대처에도 강해졌다. 이대호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리를 조금 빨리 들면서 준비 동작이 길어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가 스스로를 정확하게 진단했다. 히팅포인트를 앞에다 두는 타격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대호가 쌩쌩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비결엔 타고난 유연성도 한몫한다. 타격의 기본은 몸통을 비트는 동작이다. 고관절과 허리의 유연성이 받쳐 주지 않으면 좋은 타격이 나올 수 없다. 그런데 194㎝, 130㎏의 거구인 이대호의 유연성은 여전히 젊은 선수들에 못지않다. 허재혁 롯데 스포츠사이언스 팀장은 “허리나 고관절이 유연하지 않으면 가동 범위가 좁아져 타구에 힘을 싣지 못한다. 이대호는 허리 회전이 여전히 좋아 고품격 타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대호는 KBO리그는 물론,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등에서 뛰며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베테랑. 이대호의 머릿속에 누적된 데이터가 즐비하다. BQ(야구 지능)도 좋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는 기술적으론 흠잡을 데 없는 선수다. 20년 동안 다양한 데이터를 누적했고, 심리적으로 모든 상황에 대처 가능한 완성형 타자”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마음도 아직 노화되지 않았다. 현재 상황을 즐기고, 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뛰고 있다. 이대호는 딱히 타격왕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겠다는 뜻도 변함없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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