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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2년 07월 27일(水)
원전 경쟁력 35% 날린 탈원전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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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5일 발표한 70개 원자력 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원자력산업 경쟁력은 탈원전 이전 대비 6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다. 기업들은 원전 생태계 복구에 약 4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산업을 100년 산업이라고 한다. 원전 도입 결정과 준비에 10년이 걸린다. 인허가와 건설에 적어도 10년이 걸린다. 준공되면 60년간 운전한다. 20년간 계속운전을 할 수도 있다. 만료 후 해체하는 데 또 20년이 걸린다. 운영 기간에 적립한 돈으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처분 그리고 원전 해체를 하게 된다.

이런 100년의 틀을 뒤흔들면 문제가 생긴다. 원전의 가동 기간을 줄이면 전력량당 적립해야 하는 비용이 많아지고 국민의 부담이 늘어난다. 계속운전을 하지 않으면 원전 안전성을 평가하는 전문업체의 일감이 떨어진다. 계속운전을 지속하고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면 부품 생태계가 타격을 당한다.

그래서 정책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그러지 않았다. 감정에 호소했고 이념에 사로잡혔다. 그 결과 주제넘은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러고도 전 정부에서 착수된 것인데 ‘현 정부에서 원전은 오히려 늘었다’고 우겼고, ‘탈원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기 요금도 오르지 않는다고 했다가 정당한 요금을 내야 한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염장 지르듯이 ‘해체산업으로 전환하라’고 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방송에 나와서 ‘원전 생태계는 멀쩡한데 엄살을 부린다’고 하기도 한다. 두산중공업의 임원을 3분의 1로 줄이고 2000여 직원을 명예퇴직 시켰다. 원전산업 종사자가 4100명이나 줄었는데 그게 엄살인가?

원전산업의 밸류체인을 살펴보면 설계부문은 공기업인 한국전력기술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시공부문은 다른 건설부문으로 전환해 생존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원전 주기기 공급업체들은 신규 건설과 수출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보조기기 업체는 원전 수출을 하더라도 현지 조달이나 국제 입찰을 하게 되므로 국내 건설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예비품이나 정비 서비스는 다른 산업으로의 이탈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Q등급 업체다. 높은 등급의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대체되지 않는 국가적 자산이다. 그런데 이들 업체가 폐업하거나 라이선스의 유지를 포기하는 것은 바로 국가적 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

전경련이 발표한 35%의 경쟁력 상실은 사실이기도 하고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설문조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사실이 아니라 사실을 바라보는 인식이 투영된 결과다. 그러나 때로는 그게 더 중요하기도 하다. 이것은 기업인들의 절망감이 반영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비굴하게 매달려서 기술을 배워 오고, 밤을 새워 기술을 개발해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높은 등급의 고부가가치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일군 보람을 모두 부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들은 원전 생태계 회복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조속한 일감 공급’을 꼽았다. 그러나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는 2024년에야 착수될 듯하고, 원전 수출은 당장 계약해도 물량은 수년 뒤에나 발주된다.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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