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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마음상담소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03일(水)
Q : 앞으로 내 자손들의 삶이 너무 걱정입니다 A : 세대에는 각자의 몫 있어… 노년기의 내가 할 일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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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70대인 저는 비록 어렵게 살기는 했지만,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던 시기에 태어나서 희망을 갖고 살았습니다. 지금 초등학생인 손자, 손녀들을 보면 열심히 살아도 희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환경오염도 심한 데다가, 앞으로 많은 직업이 없어지고 컴퓨터가 일을 다 한다고 하니 걱정이 됩니다. 저희 때는 열심히 일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나 있을지, 조부모의 재력으로 아이들 수준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숨만 나옵니다. 인구는 적어 또 세금을 내면서 노인들을 부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지 걱정입니다. 괜히 아이를 낳았고, 삶의 굴레에 빠져들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솔루션

당장 내 앞에, 내가 해결해야 할 걱정거리가 있다면 이 세상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못합니다. 사실 손주에게 개별적이고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세대 전체를 걱정하는 것은 현재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기 때문에 드는 생각일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 걱정거리가 있어야 불안하고 걱정에 휩싸이는 것은 아닙니다. 긴장감 있게 살아오다가 오히려 여유가 생긴 시기에 여러 가지 걱정에 더 휩싸이기 쉽지요. 긴장 상황이 줄어드는 순간에 반동과 같이 일상의 걱정이 늘어난다는 것인데, 조금 여유가 생긴 노년기에 이런 증상이 흔합니다. 전쟁 트라우마로 불안을 겪는 분들이 전쟁터가 아니라 오히려 집으로 돌아온 다음에 불안 장애가 심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 세상이나 다음 세대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은 대부분 예전에 역할이 매우 많았던 분들입니다. 아마도 손주 분들이 초등학생이 됐다면, 그 아이들이 갓난아기였던 시절에 비해서 내 역할도 축소됐을 테고요. 또 나이가 들고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단지 내 처지만 서럽거나 내 삶만 힘들었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걱정할 수 있다면 아주 부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지나온 내 삶이나 내가 속한 시대에 대해 어느 정도 자긍심을 갖고 계시는 데다가 보람이나 성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계시는 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걱정하는 바와 달리 앞으로 세대라고 해서 결코 절망적인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예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보듯 인류의 폭력성은 실제로는 줄어들고 있으며, 굶어 죽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교육 수준, 여성이나 소수자의 인권 등 예전보다 나아진 분야도 많습니다. 수개월 또는 1년간 변화를 보면 근심이 쌓여갈 수 있지만 더 오랜 기간을 두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긍정적인 변화에 더 주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시간이라는 보물을 갖고 있는 소중한 존재이므로 달라지는 세상 안에서 자기 가능성을 펼칠 것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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