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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04일(木)
학제개편 正道와 피해야 할 한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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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향후 교육개혁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공개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한 해 낮추는 학제개편과 자율형사립고의 폐지 방침을 뒤집어 존치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한 내용이다. 사회적 양극화의 초기 원인은 교육 격차이므로 취학연령을 1년 앞당겨 사회적 약자 계층이 빨리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학교선택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정책이 기본적으로 사회정책이라는 점, 그리고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공론화를 통한 숙의 과정이 중요하다. 곧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가 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학제개편 필요성에 대해 학계와 교육기관 등에서 충분한 찬반 논의와 논거 축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6년이 같은 단위로 교육하기에는 저학년과 고학년 아이들의 발달상태가 크게 차이가 난다. 저학년은 보육과 교육의 개념이 같이 존재하고, 고학년은 보육보다는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1949년 최초 제정한 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만 6세아의 입학연령이 73년 동안 유지돼 이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돼버린 데 대한 반성으로 평가된다.

이미 김영삼 정부 때인 1997년 교육개혁위원회의 5·31 교육개혁안에서도 초교 입학연령의 탄력적 운영, 초·중등학교 통합운영, 9월 신학기제로의 전환 등을 통한 세계화 및 입직(入職) 연령 단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학교 급간 연계나 초·중등 통합운영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학제개편은 대선 공약으로도 등장했다. 핵심 내용은 만 3세부터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고등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도록 학제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의교육을 가능케 하고, 대학 입시로 왜곡된 보통교육을 정상화해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교육계와 학부모의 인식은 혼란을 회피하고자 하는 쪽이 여전히 우세하다.

한편, 학교 교육 다양성 및 학생의 교육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고교유형을 제공하겠다는 이번 교육부의 방향 전환은 만시지탄이지만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정부가 대선 공약이라고 무리하게 밀어붙인 교육정책들이 여러 부작용을 낳으며 학교·학생·학부모의 피해를 키웠던 대표적 사례였다. 서울·경기·부산교육청의 자사고 취소 처분에 불복한 전국 자사고 10곳이 1심 소송에서 모두 승소한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육 당국의 고심이 깊을 것이다. 특히, 학제개편과 자사고 유지 정책은 이념 성향에 따라 지지 여부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집행과정을 스마트하게 관리해야 한다. 곧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를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하고, 치열한 논의를 거쳐 현실과 미래에 적절한 대학 입시와 교육과정 개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인구 감소가 시작됐다. 우리와 같이 부존자원이 빈약한 경우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교육의 보편적 기회를 촘촘히 보장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은 다른 어떠한 정책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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