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8.10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내인물
[인물] 100세 시대 名士의 건강법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04일(木)
30대에 골프 시작, 60살엔 스키 배워…바둑·글쓰기·마사지로 정신·육체 관리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100세 시대 名士의 건강법 - 박유재 (주)에넥스 명예회장

㈜에넥스 박유재 명예회장은 지난달 28일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 유지의 요체는 운동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 관리"라고 강조했다.


1971년 국내첫 입식 주방 도입
‘싱크대는 오리표’신화 주인공
“건강 비결은 마인드 컨트롤”
‘아낌없이 베풀라’소신 실천


글·사진 = 박현수 기자

한국 주방 문화의 개척자 ㈜에넥스 박유재(89) 명예회장은 1971년 국내 최초로 부뚜막에 입식 주방을 도입해 부엌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주방 문화의 거장이다. 그는 1970년대 동부이촌동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아파트 건설 붐이 불면서 ‘싱크대는 오리표’라는 CM송이 유행할 만큼 에넥스 전신인 ㈜오리표싱크를 신화처럼 일군 주인공이다.

기업가로서뿐만 아니라 1981년 민주정의당 간판으로 총선에도 출마해 제11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최근 펴낸 회고록 ‘팔전구기의 인생드라마-부뚜막에서 싱크대로 세상을 바꾼 이야기’ 제목이 말해주듯 고난과 도전의 89세 인생과 기업가로서 50년 넘게 오뚝이 같은 굴곡의 삶을 살아왔다. 한국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부엌가구 부문 1위 9차례, 품질경영 우수기업에 15차례 선정된 성과를 남긴 후 2019년 장남 박진규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있는 에넥스 본사 명예회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한다. 사무실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어 눈에 띄었다. 특히 한쪽 벽면 전체를 차지한 서가엔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를 모아놓은 파일 북 수백 권이 내용별로 빼곡히 꽂혀 있어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예정 시간을 10분 지나 도착한 그는 “한 매체로부터 청탁받은 글을 새벽 4시까지 쓰느라 피곤해서 잠깐 사우나에 다녀오느라 늦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명예회장은 인터뷰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동안 열변을 토했다. 90을 앞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체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피곤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학교까지 십리 길을 걸어서 다녔고, 평생을 운동으로 일관해 지금의 체력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냥에서부터 테니스, 등산, 스키(수상스키 포함)와 골프에 이르기까지 60년 넘게 다양한 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하며 각종 기록도 많이 세웠다고 자랑했다.

특히 60세에 시작한 스키는 18년간이나 계속했다. 60대 이후에 건강한 삶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30대부터 시작한 골프는 재미에 푹 빠졌을 때 하루에 72홀, 보름간 매일 27홀, 100일간 매일 9홀을 눈 내린 영하 15도 한파에도 칠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85㎏이던 체중이 69㎏으로 무려 16㎏을 감량했다. 최고 기록은 74타. 홀인원도 했고, 이글도 2019년을 마지막으로 수차례,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 두 번 우승하기도 했다. 요즘은 부인 정숙자(87) 여사 등 가족들과 나간다.

박유재 (주)에넥스 명예회장이 인터뷰 도중 마사지 건을 이용해 마사지하는 동작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젊어서부터 운동이 몸에 배었다. 오전 6시에 일어나면 처음 하는 일이 침대에서 약 20분간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목과 팔다리 운동을 비롯해 전신의 근육을 풀어준다. 한 동작마다 111회씩 한다. 111 숫자 의미는 같은 숫자 3개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거의 매일 피트니스센터에서 헬스 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뿐만 아니라 수영과 골프 스윙 연습도 한다. 또 사무실로 찾아오는 친구들과 함께 바둑을 두는 것도 취미 중 하나다. 글쓰기와 함께 치매 예방은 저절로 되는 것 같았다.

특히 집과 사무실에 ‘4구짜리 전동 마사지 건’을 곁에 두고 ‘수시로’ 마사지를 한다. 인터뷰 도중에도 시범을 보여줬다. 어깨와 뒷목, 머리와 팔다리, 심지어 얼굴까지 전신을 마사지했다. 근육도 풀어주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기관리에 철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신체를 자동차에 비유했다. “차도 함부로 다루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5년, 10년밖에 못 타지만, 잘 관리하면 20년 넘게 타도 새 차 같다”는 것이다.

박 명예회장은 식단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했다. 아침 식사는 우유 한 잔에 감자 한 개, 삶은 계란 한 개, 치즈 두 쪽, 밤 두 개, 사과 두 쪽, 토마토 한 쪽을 먹는다. 제법 많이 먹는 편이다. 점심 식사는 백숙과 김밥, 버거, 도시락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는다. 저녁은 주로 김치전골에 양배추와 토마토로 식사를 한다. 그는 “치즈는 유제품 중 유일한 발효식품으로 고단백질에 영양소가 풍부하다”며 빼놓지 않고 섭취한다고 했다.

그러나 “건강 유지의 요체는 운동보다 중요한 것이 마인드컨트롤, 즉 마음 관리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이다. “마음이 건강하면 육체는 저절로 건강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함께 잘 관리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삶에 큰 영향을 준 자칭 ‘8인의 멘토’ 가운데 한 분으로 부처님을 꼽을 정도로 독실한 불교 신자다. 삶과 건강의 지표이자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는 방법으로 경전에 나오는 ‘사섭심(四攝心)’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첫째 보시(布施)다. 정신·물질을 아낌없이 베푸는 것이다. 둘째 애어(愛語)는 항상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말을 하는 것이며, 이행(利行)은 상대에게 해를 주지 않고 이로움을 주는 것이다.

또 동사(同事)는 더불어 일을 하면서 마음과 힘을 합하는 것으로 “이 네 가지를 늘 실천하며 살아가면 건강과 마음의 평화뿐만 아니라 사회 안정과 공동체 번영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자택을 비롯해 사재를 회사에 기증했고, 지난 2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에넥스 주식 27만7000주를 임직원 183명에게 무상으로 증여했다.

인터뷰 마무리 무렵 “아프지 말아야 한다”며 ‘생불여사(生不如死)’라는 말을 했다. 아프면 차라리 죽는 것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아프지 않으려면 적당히 먹고 운동하라”며 “이것은 필요조건이고, 충분조건은 남에게 폐 끼치지 말고, 많이 베풀라”고 했다. 기자에게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려면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살라”고 했다. 뻔한 얘기로 들렸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박 명예회장은 “80대가 되니까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 돼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유재 (주)에넥스 명예회장이 에넥스 본사 사무실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유재 에넥스 명예회장이 걸어온 길

1934년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서 태어났다. 청산 초·중학교와 영동고를 나와 서경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경영대학원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원을 수료했다. 영동고 총동창회 3~5대 회장, 서울대 경영·행정대학원 9기 회장을 지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 회사인 삼중물산에 다니다 1961년 27세 때 웅우상사라는 무역 회사를 설립해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1971년 에넥스의 전신인 서일공업사를 설립, 오리표 싱크대를 생산했다. 1976년 (주)오리표싱크 대표이사 사장, 1992년 (주)에넥스 회장에 취임했다.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민주정의당, 옥천·보은·영동군)에 당선됐고, 민주정의당 충북도당 위원장, 중앙집행위원, 한·이란 의원 친선협회 부회장, 한·인도 의원 친선협회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박 명예회장의 8전 9기 인생 스토리는 1989년 KBS2 라디오 대한민국 경제 실록 ‘거대한 물결’과 1999년 MBC ‘성공시대’에 출연해 소개되기도 했다. 1985년 새마을훈장 노력장과 2002년 제28회 국가품질경영대회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또 2006년 자랑스러운 서울대 국가정책인상, 2014년 대한민국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받았다.

그는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며 가정교육과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2년마다 가족 논문 대회를 갖는다는 것. 지난 2017년 제주도에서 3대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와 한양대 박찬운 교수의 ‘헬조선’ 논쟁을 주제로 원인과 대책을 분석한 가족 논문 발표 대회를 가졌다. 발표자는 8명의 손자와 손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시상도 한다.

박 명예회장의 가훈은 ‘수신제가하여 가화만사성 하자’다. 가훈 아래 부제가 3가지 붙어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자’, ‘1세는 2세와 합심해 3세를 전인교육 하자’, ‘가치의 우선순위는 나보다는 가정, 가정보다는 직장, 직장보다는 국가’.

박 명예회장은 자서전 ‘팔전구기의 인생드라마’에서 “당장은 성공처럼 보이지만 실패로 이어질 수 있고, 당장 실패처럼 보이지만 결국 성공을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며 “나이 든 사람이건, 젊은 사람이건 삶의 굴곡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mail 박현수 기자 / 인물·조사팀 / 부장 박현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각하 지금 300㎜가 왔답니다”… ‘폭우 와중 尹은 음주’ 가..
▶ 자전거 타다 넘어져…‘1900억원’ 손목 다쳐
▶ 주호영 “비대위 두달할거면 왜하나”… 全大 내년개최 의지..
▶ ‘법카 논란’ 김혜경에 소환장…이재명 ‘사법리스크’ 고조
▶ “이준석 접대 때 국회의원·탤런트 합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프랑스 센강에 갇혔던 흰고래 끝내..
자전거 타다 넘어져…‘1900억원’ 손목..
20대 공군 부사관 차 안에서 숨진 채..
‘코스모스 피어있는길’ 작곡 김강섭 별..
코로나 이후 ‘자살생각률’ 3배로 늘었..
topnew_title
topnews_photo ■ 100㎜ 못막는 치수대책10년간 34개 치수사업 추진 다 완료해도 집중호우 못막아 기후변화에 이상기후는 일상화 ‘물폭탄 대응’대심..
ㄴ 이대론…시간당 100㎜ 폭우 못막는 ‘서울治水’
ㄴ “젖은 집기 정리할새 없이 또 비 퍼부어”...“카드 결제기 먹통”
‘서초 맨홀 실종 남매’ 남동생, 1.5㎞ 떨어진 다른 맨홀서..
서울시, 지하·반지하 주택 없앤다 … “건축 불허”
2시간46분 지나 도착한 구조대…“‘반지하 비극’ 막을 시..
line
special news 긱스, 전 여친 알몸으로 호텔방에서 내쫓아… 8명..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49)가 전 여자친구에게..

line
‘해임’ 이준석 결국 가처분 신청…사법부로 간 ‘與 비대..
주호영 “비대위 두달할거면 왜하나”… 全大 내년개최 의..
고민정 “친명? 반명? 비명? 전 그냥 친문”...文과 같이 ..
photo_news
[포토뉴스]N타워 옆에 ‘구름타워’…용오름 닮..
photo_news
[포토뉴스] 이건희컬렉션 ‘이중섭 작품’ 미리보..
line

illust
격동의 시대가 주는 묵직함… K-무비가 사랑한 ‘이야기 寶庫’
[마음상담소]
illust
Q:정신科 가기 두려운데 항우울제만 복용해도 나을까요?
topnew_title
number 프랑스 센강에 갇혔던 흰고래 끝내 하늘나라로
자전거 타다 넘어져…‘1900억원’ 손목 다쳐
20대 공군 부사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
‘코스모스 피어있는길’ 작곡 김강섭 별세…‘가요..
hot_photo
“갑니다” 정다래 결혼발표…광저..
hot_photo
‘상금 130억’ 박세리 “코인·주식 ..
hot_photo
‘10㎏ 감량’ 김영란, 65세 맞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7.15 | 회장 : 이병규 | 발행·편집인 : 김병직 | 발행연월일 : 1991.11.1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