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국위…당헌 개정안 의결
직무대행에 비대위원장 임명권
이준석 “코미디”…본격 반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인사 나누는 권성동·서병수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수순으로 들어섰다. 이르면 다음 주 초 비대위가 출범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당 대표직에서 해임될 위기에 놓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본격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내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에서 현재 당 상황을 당헌·당규상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는 ‘비상상황’으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상임전국위원들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집권 여당의 갈등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르면 9일 열릴 전국위원회에서 당헌·당규 개정이 완료되고 새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 급속도로 당이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란 게 친윤계의 복안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원내 중진 의원들이 거론된다. 비대위의 임기는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등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비대위의 역할이나 성격에 대한 확정 없이 일단 출범을 통한 당 지도체제 정비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그만큼 당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동반 하락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당의 거듭된 내홍이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상임전국위 모두발언에서 “당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고 있고 최고위원 4명이 사퇴 의사를 표명해 9명으로 구성돼야 할 최고위가 활동,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는 이 대표와 여전히 당내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불만 기류가 걸림돌이다. 당장 이 대표는 이날 상임전국위 개최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당이 비상상황인지 표결한다는데, 결국 현재 당의 최고위 구성원은 누군가. 비상이라고 하면 직무대행인 원내대표는 사퇴했나. 최고위원은 몇 명이 사퇴한 상태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정작 사퇴하지 않았는데 ‘어쨌든’ 비상이라는 코미디를 오늘 목격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 전환의 명분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절차적 하자를 언급한 것으로, 향후 전국위 결과에 따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생각하는 위기상황은 지지율이 낮아지는 상황인데,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해법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할 비대위는 이 대표와의 정치적 타협을 추진하는 한편, 당내 조용한 불만을 수습해야 하는 첫 번째 과제를 안게 됐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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