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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06일(土)
‘쌍둥이 적자’는 정말 현실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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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적자)’가 한국 경제에 주는 의미

1. 도입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적자)가 우려된다”는 걱정이 많다. 쌍둥이 적자(Twin deficit)라는 말은 학술 용어는 아니고, 언론에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만들어낸 말이다. 재정수지에는 통합재정수지, 관리재정수지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를 기본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나라 살림 수지 적자 폭이 적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재정수지의 기준을 관리재정수지에서 통합재정수지로 잠시 바꾸기도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등장하면서 다시 관리재정수지를 재정수지 기준으로 변경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리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느냐 여부가 쌍둥이 적자에 빠지냐 여부를 가르는 기준점인 셈이다.


2. 최상목 경제수석의 단언-“올해 경상수지 적자는 없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는 연간 300억~400억 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 수석은 “올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최 수석의 얘기는 재정수지는 어차피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경상수지는 규모는 줄어도 흑자를 기록할 것이니 ‘쌍둥이 적자’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 수석의 말은 맞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맞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어떤 경제 전망 기관의 한국 경제 전망을 살펴봐도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은 없다. 한은이 올해 5월 내놓은 경상수지 전망치가 연간 500억 달러 흑자였다. 최 수석의 전망치는 한은 전망치보다 100억~200억 달러 낮은 셈이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도 줄고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100% 자신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한은 집계 결과 올해 들어 6월까지 경상수지는 247억8000만 달러 흑자였다. 다른 말로 하면, 올해 7~12월 경상수지가 247억8000만 달러 적자가 나지 않는 한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하지 않는다.


3. 언론은 왜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를 멈추지 않을까?

이미 살펴본 것처럼, 또 최 수석이 얘기한 것처럼,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웬만하면’ 적자를 기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언론은 왜 고장 난 녹음기처럼 ‘쌍둥이 적자 우려’ 타령을 하는 것일까.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최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150억2500만 달러에 달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올해 4월(25억1000만 달러 적자)부터 7월(46억7000만 달러 적자)까지 4개월 연속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속된 말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한 원인도 수출을 경시하고, 내수 주도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무지하고 무모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3류 경제학’이라고 얘기할 만한 가치조차 없는 허접스러운 수준의 잡론(雜論)에 불과하다. 결국,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채무 급증 등으로 한국 경제를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망가뜨려 놓았다.

한국 경제는 수출을 도외시한 채 내수 주도로 끌어갈 만한 ‘사이즈(규모)’가 안 된다. 한국이 미국 흉내를 내면 돌아올 것은 적자 행진밖에 없다. 미국은 천문학적 규모의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해도 기축통화국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버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버티기가 어렵다. 그런 한국 경제가 넉 달째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둘째는 일부 언론의 오버다.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에서 ‘우려’라는 말을 빼먹으면 안 되는 데, 일부 언론에서 ‘우려’라는 말을 빼고 마치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라도 보는 것처럼 오버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제에 밝은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이 잇따라 나서서 “연간 경상수지 적자는 없다”고 여론 진정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것이다.


4. 한국 경제의 트라우마-외환위기의 추억

최근 언론이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쌍둥이 적자’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1997~1998년 외환위기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연간 기준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4년 연속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뒤 외환위기를 맞았다.

문제는 수출입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무역수지가 장기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고,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의 ‘일등 공신’이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급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수정(World Economic Outlook Update)’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3.3%로 4월 전망치보다 1.1%포인트나 낮췄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2.2%)을 제외하면 1976년(-1.6%) 이후 46년 만의 최저치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올해 5~7월 대중국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도 무역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지속해서 기록하면 경상수지 흑자 기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 등 주요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의 경기가 급격히 하강세로 돌아설 경우 우리나라 수출도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역수지의 향방을 가르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흐름도 중요한 변수다. 그런 일은 막아야겠지만,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대외 균형 지표인 경상수지의 향방이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가 한국 경제의 성패(成敗)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은 그런 측면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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