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속 韓·美관계 방점
中의 요구에 철저한 준비 필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주먹을 쥐고 팔꿈치를 부딪치는 악수를 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전날(9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토대로 한·중은 기존의 관계를 리셋하고 새로운 관계 정립을 통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가 긍정적인 관계 발전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민감 현안에 대한 철저한 입장 정리를 통해 중국에 할 말은 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중국에는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예전처럼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제부터는 중국과 협력해야 할 부분도 있고 중국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부분도 있음을 동시에 생각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소통 확대가 바람직하지만 대화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중국과 긴밀한 소통구조를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제도화한다면 중국의 요구대로 더욱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며 “우리의 주요 핵심 이슈는 한반도 비핵화인데, 준비되지 않은 대화는 중국으로부터 우리가 더 많은 요구를 받는 기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문제는 결국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는 측면을 고려해 정부의 명확한 입장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한국에 독립과 자주를 언급한 것은 중국이 한국의 대미 경도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이라며 “한·중 관계는 결국 한·미 관계 속에서 풀어야 하는 숙제가 된 상황에서 정책 결정권자들의 판단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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