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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10일(水)
격동의 시대가 주는 묵직함… K-무비가 사랑한 ‘이야기 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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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는 격동의 시기였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며 이정재(왼쪽)와 정우성(오른쪽)은 국가안전기획부 요원을 연기한다. 이정재 감독은 “‘갈등’과 ‘화합’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에 80년대가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1980년대 배경 영화들의 흥행 비결은…

드라마틱한 사건 많았던 시대
‘1987’‘변호인’등 실화도 다수
“주 소비층 4050 겨냥해 성공”

오늘 개봉 이정재 연출 ‘헌트’
아웅산 테러 사건 모티브지만
관전 포인트는 심리전과 액션
“80년대 갈등·화합 표현에 딱”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의 주요 소재는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이다. 두 주인공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요원이며 군인 출신 김정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를 진압한 과거가 있다. 영화엔 이웅평 월남사건을 연상케 하는 북한 공군 장교의 월남 에피소드도 나온다.

한국 관객에게 1980년대가 배경인 영화는 익숙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전 40일을 그린 ‘남산의 부장들’(2020년), 6월 민주항쟁을 담은 ‘1987’(2017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택시운전사’(2017년)까지. 그리고 이정재 감독도 첫 연출작으로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택했다. 한국 영화는 왜 계속 80년대를 이야기할까.

◇격동의 80년대는 이야기의 ‘보고’

한국사에 있어 80년대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나라 전체가 진통을 겪었고 그로 인해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사건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보니 특정 사건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대 자체가 이야기의 보고(寶庫)인 셈이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에 흥행작도 많다. ‘택시운전사’(1218만 명)는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16위,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한 ‘변호인’(1137만 명)은 18위에 올라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시작되는 ‘1987’도 700만 관객이 관람했다. 실제 사건 자체가 주는 묵직한 힘이 있는 데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뤄내기 위해 겪어온 일을 되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극장가의 주 소비층인 40∼50대를 겨냥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헌트’에 관해 “시대적 배경은 80년대, 이정재와 정우성이 투톱이다. 겨냥하는 관객층이 매우 분명한 영화로 볼 수 있다”면서 “80년대 당시 정치적 상황을 잘 알고 있는 40∼50대가 즐길 수 있게 나온 영화”라고 분석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남산의 부장들’


◇80년대, 하지만 첩보액션인 ‘헌트’

‘헌트’는 1980년대가 배경이지만 이전의 작품과는 조금 다르다. ‘역사적 사건’보다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아웅산 테러 사건이 모티브지만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안기부 내 스파이 ‘동림’을 찾는 과정 그리고 속내를 감추고 대립하는 박평호와 김정도의 심리전과 액션에 있다. 정우성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대 배경은 언제일까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80년대”라고 말했다. 또 이정재 감독은 “영화에서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배우 이성민이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등장한 ‘남산의 부장들’이나 배우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로 분한 ‘1987’과 달리 ‘헌트’에는 역사 속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대한민국 1호 암살 사건’의 배경도 미얀마가 아닌 태국으로 바뀌었고, 많은 이들이 희생된 실제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과 달리 영화에선 모든 국내 인사들이 폭발 직전 버스에 타고 안전하게 피신한다. 이 감독은 “당시 사건의 많은 유가족을 생각해 모두가 안전하게 빠져나가는 장면이 반드시 필요했다”며 “영화 속 사건이 실제 사건과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왜 80년대인가”라는 질문에 이 감독은 “요 몇 년간 극단으로 갈라져 서로 분쟁하는 모습은 제가 아주 어렸을 때나 봤던 현상이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우리는 왜 서로 화합하지 못할까를 주제로 잡다 보니 이념적 갈등이 치열했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발전 과정에서 배경을 현대로 바꾸기도 했으나 ‘갈등과 화합’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에 80년대가 좋겠다고 판단해 그때로 돌아갔다. 같은 맥락에서 영화 제목도 서슬 퍼런 안기부를 상징하는 ‘남산’에서 사냥을 뜻하는 ‘헌트’로 바꿨다. ‘헌트’의 백미는 화려한 총기 액션이다. 영화에 사용된 총탄 개수는 보통의 전쟁 영화 수준인 1만 발에 달한다. 현대가 배경이라면 개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80년대이기에 이 화려한 액션은 제대로 살아났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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