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尹 사저 고립...“경호실장 경질 사유”vs“무책임한 프레임” 대립

■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국민 고통 겪는 재난 정쟁 삼는 것”

■ 윤건영 민주당 의원
“대통령 있는 곳이 곧 상황실? 궤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지난 8일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려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의 피해가 일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서울 서초동 사저 주변 침수로 인해 대통령실 청사로 복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 측과 야권의 입장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호실장 경질 사유”라고 비판했으며,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는 반박 입장을 보였다.

10일 윤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대통령이 사저에 일시 고립됐던 것에 관해 “침수 때문에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못 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히 중요한 경호상의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대통령이 어디로든 이동을 못 하게 갇혀 있었다는 것은 경호상의 심각한 사건이 생긴 것이다. 경호실장 경질 사유”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윤 대통령이 사저에 고립됐을 당시 주민 불편을 우려해 헬기를 띄우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시끄러울까 봐 못 했다는 그 자체는 말이 안 된다”며 “당연히 주민들이 환영한다. (대통령이) 일하러 간다는데”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상황실’이라는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궤변도 그런 궤변은 더 이상 없다”며 “(윤 대통령 사저인) 아파트에서 어떻게 국가 재난을 관리하고 (상황) 장악될 수가 있냐”고 반문했다. 또 “아마 서초동 아파트에는 비화전화기라고 해서 도청이 안 되는 전화기 몇 대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며 “그런데 전화기 몇 대로 어떻게 재난 상황을 총관리하고 점검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수석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야권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냐 가지고, 또 대통령실의 여러 가지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고 프레임을 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은 “지금 대통령의 관저가 아직 입주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윤 대통령이) 잠시 사저에 머무는 것을 공격하기 위한 야당의 프레임일 뿐”이라며 “대통령실이 정확하게 현장과 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과 또 피해가 가장 컸던 서울시장 등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대응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재난을 야당이 정쟁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수석은 ‘청와대를 용산으로 이전한 것에 관해 근본적으로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는가’란 질문에도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기록적인 폭우로 재난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런데 ‘문제가 나타났다’고 계속 프레임을 통해서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강 수석은 오히려 야권을 향해 “(윤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대응했고 총리가 또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응을 해서 어제까지 오늘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당시 청사에 나가지 못한) 그 하나만을 공격하는 이 야당의 행태가 정쟁의 도구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