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노후 전투기 F-4E 또 추락, 조종사 비상탈출 간신히 살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F4 팬텀 전투기 노후기종인 F-4 팬텀 전투기. 이미 퇴역해야 할 노후 전투기를 무리하게 유지하는 바람에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F-4E ‘팬텀’ 전투기가 서해상에서 임무 수행 중 추락하는 등 공군 노후전투기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12일 낮 12시20분쯤 경기도 화성시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F-4E 전투기 1대가 궁평항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앞서 지난 1월11일 수원기지에서 이륙한 F-5E 전투기 추락 사고로 심정민(29·공사 64기) 소령이 순직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노후 전투기가 추락한 것이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11시41분쯤 수원기지를 이륙했으며 임무 수행 뒤 기지로 귀환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윤병호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F-4 전투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으나, 노후화에 따라 1990년대부터 단계적으로 퇴역 중이다.

공군이 100여대 안팎의 F-4, F-5 규모를 유지해온 것은 100대가 모두 퇴역하면 공군 전투기 조종사 등 공군 조직 4분의1이 없어지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다. 조종만이 아니라 방공통제를 비롯한 지상관제, 정비, 군수 등 전술기와 관련된 작전과 후방지원 부문의 규모가 엄청나 전술기는 공군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일어난 F-5 계열 전투기 사고 관련 과거에는 사출장치 불량의 문제가 심각했던 반면, 현재는 사출장치가 아닌 다른 부분이 더 문제로 알려졌다. 앞서 F-5는 구형 사출장치 문제가 빈발하면서 한 차례 사출장치 개량 사업을 거쳤다. 고도가 너무 낮을 경우 조종석 사출이 제대로 되지 않던 과거의 문제를 보완했다고 한다.

하지만 F-5는 기체가 지나치게 노후화되면서 기체 엔진 계통 등에 문제가 생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퇴역 시기가 지난 기체를 제대로 운용하려면 항전장비부터 안전 관련 문제들을 다 고쳤어야 했는데 사출장치만 고쳐서 무리하게 운용하니 추락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