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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12일(金)
사위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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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줄기는 물론 초근목피를 가리지 않고 즐겨 먹는 우리는 독초가 아닌 웬만한 식물은 죄다 나물이라고 부른다. 독성이 있지만 끓는 물에 데쳐 우려내면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위질빵도 나물이다. 사위질빵을 달리 수레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사위질빵에 얽힌 이야기의 힘에 눌려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

사위질빵은 ‘사위’와 ‘질빵’으로 분석되고 질빵은 다시 ‘질’과 ‘방(빵)’으로 분석된다. 질빵은 지게를 질 때 어깨에 메는 끈인데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는 멜빵과 만들어진 방법이 같은 단어이다. 본래 ‘빵’이 아닌 ‘방’이었을 듯하고 북한에서도 ‘질방’으로 쓰는데 ‘방’의 뜻도 애매하고 문헌에도 남아 있지 않으니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다. 사위가 만든 질빵이라 볼 수도 있지만 사위가 지는 질빵이라야 모두가 흐뭇해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처가의 추수를 거들러 온 사위에게 장모님이 은근슬쩍 지게를 내민다. 그런데 짚으로 땋고 꼬아 만든 튼튼한 질빵이 아니라 마디가 져서 툭툭 끊어지는 허술한 질빵이다. 행여나 귀한 사위가 무거운 짐을 지다 다칠까 봐 걱정된 장모님의 사랑이 담긴 질빵이다. 무거운 짐은 남편과 아들에게 맡길 테니 자네는 내 귀한 딸만 잘 모시고 살면 된다는 무언의 압력이기도 하다. 장인과 처남들 또한 누이를 잘 부탁한다는 뜻으로 눈감아 준다.

사위가 들어간 풀은 이것 하나인데 따뜻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며느리가 들어간 풀인 며느리밑씻개는 가시가 돋친 그 풀을 며느리에게 쓰라 하니 등골이 서늘해진다. 꽃잎에 박힌 밥풀 모양의 흰점 두 개를 며느리가 몰래 먹으려고 감춰둔 밥풀로 보는 며느리밥풀꽃도 며느리에 대한 미움이 가득하다. 사위와 며느리는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이다. 씨암탉은 사위뿐만 아니라 아들과 며느리에게도 먹여야 하고 튼튼한 질빵은 사위와 딸에게도 지워야 한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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