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존재감’은 여전...‘확대명’ 민주당에선 ‘文지우기’ 논란

  • 문화일보
  • 입력 2022-08-14 08:53
  • 업데이트 2022-08-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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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선 경선서 文과 대립한 이재명
이달 말 당대표 선출 유력시 되면서
‘소주성’, 文 혁신안 등 지우기 논란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제주 휴가에 동행했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3일 "전 직장상사와 산행에서 우연하고 훈훈한 만남"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한라산 산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퇴임 후 일상의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온라인상에 올리며 지지자들과 소통을 계속,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지우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8·2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선출이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추세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문 전 대통령과 대선 경선을 두고 각을 세웠던 이 의원 중심으로 당의 주도권이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당권을 쥐고 본격적인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에 나설 경우 당내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오는 16일 전체 회의를 열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용어를 ‘포용 성장’으로 수정하고, ‘1가구 1주택’이란 표현은 실거주·실수요자를 반영하는 표현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두 가지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와 주거 정책에서 핵심 기조였다. 이를 뒤집는 것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지우기 작업, 당장 멈추시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다운 민주당’이며 동시에 ‘새로운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 ‘문재인 당대표 시절의 혁신안’이란 평가를 받는 ‘기소시 당직정지’ 내용을 담고 있는 당헌 80조 개정 문제도 ‘문재인 지우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5년 문 전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에 성립된 해당 조항은 최근 이 의원 강성지지층으로 보이는 이들의 강력한 요구로 개정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소위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의원이 당대표 선출 후 검찰의 ‘부당한 기소’로 인해 대표직을 정지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준위는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는 현행 당헌 80조 1항을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사람의 당직을 정지한다’로 수정해 16일 의결할 전망이다. 그러나 친문 진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구상한 혁신안을 후퇴시키면서까지 이 의원에게 ‘방탄조끼’를 입혀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당내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갈수록 온라인 소통을 통해 ‘존재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퇴임 직후보다 SNS에 일상 생활 모습을 게시하는 빈도도 더 잦아지고 있으며, 그의 지지자 혹은 옛 참모들이 그를 만나 찍은 모습이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경우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달 초 제주에서 보낸 여름 휴가 모습이 담긴 문 전 대통령 부부의 사진이 대량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되기도 했으며, 문 전 대통령 여름 휴가에 동행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전날(13)까지도 문 전 대통령의 새로운 휴가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도 문 전 대통령 측이 SNS에 각종 소식과 사진을 게시할 때마다 여전히 삽시간에 수만~수십만 지지자들이 몰려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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