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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Premium Life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17일(水)
갖고싶은 ‘나만의 향기’ … ‘니치향수’ 뜨거운 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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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년부터 최상위 품질의 코냑을 제조하고 있는 ‘프라팡 하우스’가 지난 2008년 론칭한 ‘퍼퓸 프라팡’의 향수 제품. 포도와 너도밤나무 등 코냑 생산에 사용되는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향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 Premium Life - 한섬, 佛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개점 … 마니아들의 성지로

프리미엄 향수 대명사 ‘니치향수’
통상 쓰이는 원재료 꽃잎은 물론
블랙베리·바질 등 천연원료 배합
자신만의 향 찾는 소비자에 인기

청담동 명품거리에 매장 연 한섬
조향사 자격 갖춘 직원이 가이드
AI 카운슬링 서비스도 호응 얻어
서울 지역 주요 백화점 확대 계획


1985년 출간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는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장 밥티스트 그르누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다. 프랑스 파리의 악취 나는 생선 좌판대에서 태어난 그는 어느 날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한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린다. 이후 프랑스의 향수 제조자 발디니를 찾아가 향수 제조법을 배운 그는 아름다운 여성을 골라 살해한 뒤 시신을 이용해 향수를 만드는 ‘뒤틀린 욕망’을 실현한다.

이 소설에서 배경이 된 프랑스는 당시 ‘세계 향수의 중심지’로 꼽혔다. 향수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점은 17세기경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대부분 의류 제품을 가죽으로 만들었는데, 무두질(동물의 원피로 가죽을 만드는 공정) 기술이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아 가죽 냄새를 없애는 향수가 필수품이었다고 한다. 1834년 최초의 합성향료인 ‘니트로벤졸’ 개발로 대중화하기 시작한 향수는 겔랑, 모리나드 등 향수 회사의 등장과 함께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한다.

BDK 퍼퓸의 향수 ‘부케 드 옹그리’ 제품. BDK 퍼퓸은 ‘메이드 인 프랑스’를 표방하며 프랑스 고유의 헤리티지를 강조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최근에는 자신만의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표준화한 향에서 벗어난 ‘니치향수’가 인기를 얻고 있다. 니치향수는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된 단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프리미엄 향수’의 대명사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향수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꽃잎은 물론이고 향신료인 육두구, 생강, 블랙베리, 바질, 얼그레이 등 잘 쓰지 않던 천연 원료를 배합해 독특한 향을 내는 게 특징이다.

니치향수 브랜드가 인기를 얻자 향수의 원조 격인 프랑스에선 니치향수를 전문적으로 큐레이션해주는 편집숍이 등장했다. 올 초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들여온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Liquides Perfume Bar)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3년 프랑스의 명품거리 파리 마레지구에 들어선 리퀴드 퍼퓸바는 니치향수만을 취급한다. 세계 최초의 니치향수 브랜드인 ‘라티잔 퍼퓨머’(L’Artisan Parfumeur)에서 해외 수출 디렉터를 담당했던 다비드 프로사드와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 창업했다.

리퀴드 퍼퓸바에서는 조향사 자격이 있는 향수 전문 직원 ‘바맨’이 30분∼1시간가량에 달하는 상담을 통해 고객이 200여 개의 니치향수 가운데서 나만의 향수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BDK 퍼퓸·퍼퓸 프라팡·어비어스 등이 대표 브랜드로, 이들 제품은 리퀴드 퍼퓸바 국내 론칭 이전에도 국내에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향수 브랜드는 BDK 퍼퓸이다. 프랑스 조향사 다비드 베네덱이 지난 2016년 론칭했다. 하나의 향에 집중하는 독특한 철학과 원료부터 패키지까지 ‘메이드 인 프랑스’를 강조한다. 프랑스 국립 박물관인 ‘그랑 팔레’(Grand Palais)의 상징인 돔 천장을 모티브로 한 뚜껑과 향수의 색을 돋보이게 하는 투명한 유리병 디자인이 잘 알려져 있다.

퍼퓸 프라팡은 1270년부터 최상위 품질의 코냑을 제조하고 있는 ‘프라팡 하우스’가 지난 2008년 론칭한 브랜드다. 포도·너도밤나무 등 코냑 생산에 사용하는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어비어스는 다비드 프로사드가 프랑스의 향수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한 브랜드다. 세련된 향수 패키지와 심플한 향을 내세워 국내외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리퀴드 퍼퓸바’에서 판매하는 니치향수 제품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패션기업 한섬이 리퀴드 퍼퓸바를 국내에 들여오게 된 인연은 파리 마레지구에서 시작됐다. 리퀴드 퍼퓸바의 프랑스 현지 본점은 한섬 라이프스타일 편집 브랜드인 ‘톰 그레이하운드’의 파리 매장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발을 들인 한섬은 리퀴드 퍼퓸바가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동시에, 기존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는 향수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섬의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한섬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문을 연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은 니치향수 마니아들에게 성지로 통한다. 154㎡ 규모로 마련된 매장은 프랑스 현지의 정원을 구현한 듯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유명하다. 프랑스어로 물(리퀴드)을 의미하는 매장 이름에서 착안해 만든 대형 수조는 SNS 인증샷 명소로 인기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리퀴드 퍼퓸바’ 외부 전경. 프랑스 정원에 온 듯한 분위기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SNS ‘인증샷 성지’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에선 향수 시향과 함께 체험형 콘텐츠도 운영 중이다. 프랑스 매장과 마찬가지로 조향사 자격이 있는 향수 전문 직원 바맨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브랜드의 역사와 제품의 향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가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브랜드 앰배서더인 배우 이제훈이 대표 제품의 향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오디오 가이드’와 간단한 설문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향을 찾아주는 ‘인공지능(AI) 카운슬링 서비스’ 등도 호응을 얻고 있다.

‘리퀴드 퍼퓸바’ 매장 내부 전경. 매장에선 향수 시향과 함께 브랜드 역사와 제품을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한섬은 리퀴드 퍼퓸바 오프라인 매장을 서울 지역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까지 1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과 인터넷면세점에 매장을 열며 면세 판매도 시작했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프랑스 정통 니치향수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치 전시관에서 작품을 소개하는 것과 같은 콘텐츠를 기획했다”며 “리퀴드 퍼퓸바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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