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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Economy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18일(木)
“침체 진입했는데 고용 탄탄” … 미국경제 ‘유례없는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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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Economy

게티이미지뱅크


美 GDP 2분기째 마이너스 속
지난달 실업률은 3.5%에 불과
이민자 5년 사이 88만명 줄고
고령화로 노동인구 감소한 탓

일각 “고용 풍부한건 시차문제
기업투자 줄면 결국 감원 바람”



경기는 불안한데 고용은 탄탄하기 그지없다. 최근 미국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미스터리다. 실제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술적 침체기’에 돌입했지만 7월 실업률은 3.5%에 불과했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매우 이례적 현상(It’s a very strange one)”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사람들에게 수수께끼(riddle for contemplating a recession)”로 표현했다. 실제 수치가 그렇다. WSJ 조사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는 모두 12차례의 경기침체가 있었고 이 기간 모두 실업률은 6%를 넘었다. 과거와 달리 ‘고용이 풍부한 경기침체(Jobful recession)’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동인구의 고령화 △이민자 감소 △침체와 고용의 시차를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령화가 노동 공급을 줄였다 = CNN과 WSJ에 따르면 최근 고용이 풍부한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노동력 감소가 거론된다. 경기침체에 접어들며 노동 수요가 줄었지만 노동 공급이 더 줄어 ‘타이트’한 고용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WSJ는 “노동인구 감소에 따라 구직자가 준다면 구직 활동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실업률은 저성장 국면에서도 낮게 유지될 수 있다”면서 “실제 미국의 노동인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이었던 2020년 2월보다 약 50만 명 줄었다”고 설명했다.

노동 공급이 줄어든 첫 번째 원인으로는 우선 인구 고령화가 거론된다. 실제 미 의회예산국(CBO)의 최근 조사 결과 생산가능인구(25∼54세) 증가가 퇴직연령인구의 증가보다 느린 것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1.2%였지만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0.2%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위험으로 인해 65세 이상 인구의 노동참여율이 2020년 초 26%에서 최근 23%로 감소한 점도 노동 공급이 줄어든 데 영향을 미쳤다.

특히 WSJ는 저성장 국면에서 노동력 부족으로 낮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단적인 예로 일본을 꼽았다. 고령화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노인 대국인 일본은 지난 3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0.8%에 불과할 정도로 장기간 저성장이 이어졌으나 이 기간 실업률은 5.5%를 넘지 않았다. 그나마 2010년 이후 실업률은 꾸준히 하락해 현재 실업률은 2.6%에 불과하다. 팬데믹 이전 저점은 고작 2.2%였다.

◇이민자 감소로 유입 노동인구도 줄었다 = 노동 공급을 줄인 또 하나의 요인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부족이 꼽힌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 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불법 이민을 강하게 단속한 점도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줄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CNN이 유엔 이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1년 미국으로 유입된 이민자는 2016년에 비해 88만8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WSJ에 따르면 이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침체되고 있지만 타이트한 고용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뉴질랜드의 현상을 설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뉴질랜드는 올해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3.3%로 미국보다 낮다.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취업비자 입국자 수가 2019년 6월 24만 명에서 지난해 6월 5000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노동 공급이 무려 97% 감소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창궐 초창기 ‘대사직(Great Resignation)’의 원인으로 제시됐던 문제들도 여전히 상존해 노동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의 다나 피터슨 수석경제학자는 CNN에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의 영향으로 일을 꺼리고 있고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도 여럿”이라면서 “문을 닫은 보육시설 탓에 육아 문제에 발목이 잡혀 일터로 나갈 수 없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시차의 문제일 뿐, 결국 노동 공급은 줄어들 것 = 좀 더 전통적인 시각은 현재 탄탄한 고용이 ‘시차’의 문제일 뿐이라는 해석이다. 경기가 침체하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투자가 줄어들면 결국 고용감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이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는 통상 고용이 ‘후행지표’로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WSJ에 “지표들은 이미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몇 달 뒤처질 수 있다”며 “당분간 고용률과 생산량 사이에서 이례적인 충돌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고용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고용추세지수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콘퍼런스보드가 최근 내놓은 7월 고용추세지수는 117.63으로 전월 118.71 대비 하락했다. 콘퍼런스보드의 프랭크 스티머스 수석경제학자는 “고용추세지수는 7월에 하락했고, 지난 3월 이후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고용시장이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지표가 보여주는 최근 움직임은 향후 몇 개월에 걸쳐 일자리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르면 고용 있는 침체라는 기현상은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빅테크들이 감원에 들어가는 등 이미 경기침체의 여파가 미국 경제 전반에 퍼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전체 인력(18만여 명)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고, 구글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을 줄이기로 했다. 애플도 퇴사자의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인원을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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