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사단 특수통’ 총장의 檢… 검수완박 대응·조직안정 과제

■ 이원석 검찰총장 지명

내달 10일부터 검수완박 시행
수사 범위·총량 확대 역할해야

민생범죄·공직비리 척결 집중
前정권·정치인 수사 속도낼 듯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차기 검찰총장에 지명한 것은 전 정권 비리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동시에 내달 1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에 적극 대응하면서 조직 안정화를 꾀하려는 복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명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되면 윤 정부 사정 라인 구축이 완료된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명자는 임명 후 전 정권 비리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이 차장을 지명한 것은 전 정권 비리를 있는 그대로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에서 맡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과 오는 9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의 수사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 정권 비리 수사에 대한 야당의 견제와 반대가 거세겠지만, 부패와 비리 단죄라는 원칙으로 돌파할 것으로 검찰 내부에선 관측한다. 이 지명자가 정권 교체 직후 대검 차장으로 임명돼 검찰총장 부재 상황에서도 3개월 동안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등 내부 신망을 얻은 점도 긍정적 환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대검 검사는 “이 차장은 업무 핵심을 꿰뚫고 적확한 지시를 내린다”고 평가했다.

이 지명자는 임기 시작부터 검수완박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검찰 직접 수사 범위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경제 범죄로 축소되지만, 검찰의 수사 총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지명자가 최근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 합동수사단을 신설하고, 전세 사기와 금융 범죄, 마약 범죄 등 엄단을 지시한 것도 검찰이 수사를 통해 공직 비리와 민생 범죄를 척결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 간 수사 협력이 중요해져 윤희근 경찰청장과 원활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집권 초반에 강력한 검찰의 힘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원칙을 지키면서 정권과 조화를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고 했다.

이 지명자가 부임하면 검사장급의 선배 기수인 연수원 24∼26기들은 사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