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고종 딸 덕혜옹주의 당의와 스란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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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 문화재전문위원

2015년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해 양국의 문화적 우호 협력 증대를 바라던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 이사장 겸 박물관장인 오누마 스나오(大沼淳)로부터 덕혜옹주(德惠翁主·1912∼1989) 유품 7점을 기증받았다.

이 복식들은 소 다케유키(宗武志·1908∼1985)가 1955년 덕혜옹주와 이혼 후 영친왕 부부에게 돌려준 것 중 일부다. 영친왕 부부는 1956년 당시 문화여자단기대학(현 문화학원대학의 전신)의 학장이었던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1886∼1976)에게 기증하면서 일본에 남게 됐고, 이후 1979년 개관한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에서 소장해 왔다.

덕혜옹주는 고종이 1912년 환갑의 나이에 본 고명딸이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14세의 나이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나 20세에 일본인 소 다케유키와 정략결혼을 했으며, 조발성(早發性) 치매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이혼을 맞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이후 조국을 떠난 지 38년 만인 1962년 환국해 창덕궁 낙선재의 수강재(壽康齋)에서 머물다가, 1989년 7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기증받은 유품 7점은 덕혜옹주가 입었던 어린이용 당의(唐衣)와 스란치마(사진·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돌띠 저고리와 풍차바지, 속바지(단속곳), 어른용 반회장(半回裝) 저고리와 치마 등이다. 당의는 조선 시대 여자들이 입었던 예복으로 안감을 사용하지 않고 한 겹으로 제작한 여름용 초록색 홑당의다. 스란치마는 깔깔한 붉은색 비단에 분홍색 모시로 안을 댄 겹스란치마로 초록색 당의와 한 벌이다.

이들 유품은 덕혜옹주가 어린 시절 실제 착용했던 조선왕실 복식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조선왕실 복식사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다. 이 당의와 스란치마는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9월 25일까지)에서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