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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31일(水)
“여가부 사라져도 기능 안없어져…폐지 속도내며 정책도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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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 잔디마당에서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누가’ 아닌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파워인터뷰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대통령 공약 지켜져야 하지만
동시에 본연의 일 수행도 필수

여성·가족·청소년 업무 등
어떤 형태로 기능 담아낼지
정부조직 개편 틀서 논의돼야

국민 입장선 어느 부서냐보다
어떤 서비스 제공하냐 더 중요


인터뷰 = 유병권 사회부장

지난 24일 취임 100일을 맞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과 달리 중요한 일 하나를 더 하고 있다. ‘여성’ ‘가족’ ‘청소년’ 정책 강화라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편으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지시사항인 ‘부처 폐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모순된 일이고 장관으로서 힘든 일이다. 두 가지 모두를 망칠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장관은 “둘 다 잘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정권 교체 이후 사라질 부처의 장관은 점령군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김 장관은 점령군이나 패전처리 투수의 길이 아니라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여가부 업무를 조정·효율화하는 역발상의 길을 택했다. 지금까지 30여 곳이 넘는 현장을 찾아 여가부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여가부라는 조직은 사라지더라도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그 중요성이 커지는 여가부의 업무가 다른 부처에서 더 빛날 수 있도록 창조적 파괴자 역할을 담당하고 나선 것이다.

김현숙 장관은 “여가부는 특정 국정 분야에 국한된 기능적 역할을 하는 부서가 아니다”라며 “가족, 청소년, 저출산 등 여러 부처가 얽혀 있는 국가 차원의 난제를 풀기 위해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가부가 김 장관 취임 이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 대폭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학교 밖 청소년 보호와 한부모·청소년 부모 지원, 5대 폭력 피해자 통합 서비스 제공 등도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포괄적인 서비스 차원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 등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 “국민 입장에서 보면 공공부문 서비스 내용과 질이 중요하지, 어느 부처에서 제공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 서비스를 국민에게 잘 전달하는 부처 개편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윤 대통령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진행됐고 이후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내용을 추가했다.

―윤 대통령이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사전에 업무보고 내용을 협의하지 않았나.

“업무보고 내용은 그날 들고 가는 게 아니라 미리 대통령실에 보내기는 한다. 업무보고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만들어진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데, 인수위 때 여가부 개편이나 정부조직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부처 폐지에 대해선 별도로 내용을 담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업무보고를 듣고, 여가부 폐지에 대해 직접 말씀하셨다. 업무보고에는 여가부 폐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여가부 폐지에 대한 입장은.

“저의 입장은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잘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생각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것만으론 안 된다. 이민청 신설과 여가부 폐지 문제가 맞물려 있듯 행정안전부의 정부조직 개편의 큰 틀 속에서 다른 조직과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다 같이 토론하고, 큰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지시를 좀 더 빨리하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속도의 문제다.”

―지금까지 활동은 여가부 폐지보다는 기능 강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입장은 여가부의 역할과 기능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여가부가 갖고 있는 기능을 어떤 형태로 담아낼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문제는 행안부의 정부조직법 전체 개편안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 대통령 말씀도 저 혼자 로드맵을 만들라고 하는 건 아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에서 다른 부처의 신설, 통폐합 등과 융화하는 선에서 여가부 폐지안을 만들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가 사라지더라도 기능은 더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장관 취임 이후 30여 곳이 넘는 곳을 찾아 여가부 개선 및 정책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장관은 “여가부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기능이 공중분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29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여가부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이 돌보미를 2024년까지 17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까지 커버 되나.

“민간 베이비시터들도 있는데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보니 14만 명이 넘더라. 현재 정부 아이 돌보미가 2만6000명 정도다. 민간과 정부 돌보미를 합치면 17만 명 정도가 되는데, 여가부는 민간에서 제공하는 아이 돌봄 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 자격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의 아이 돌보미 양성 교육 시간이 달랐다. 정부 돌보미는 80시간, 민간은 대략 40시간이었는데 이를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아이 돌봄 서비스를 표준화해서 서비스 수준을 개선, 믿고 안심하며 맡길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돌봄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까.

“아이 돌봄 서비스를 질적으로 담보하고, 정부가 인증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면 서비스의 질이 올라갈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기본 12시간 서비스를 제공해도 부모들은 퇴근 시간 전에 아이들이 집에 오기를 바란다. 아이 돌보미가 아이를 집에 데려가서 엄마가 퇴근하기 전까지 간식도 주고, 밥도 챙겨주길 바란다. 직장 엄마들은 아침 출근시간 10분이 중요하다. 어린이집에 등원시켜주고, 하원도 시켜서 본인 퇴근 전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를 원한다. 부모들은 이렇게 여러 가지가 결합된 서비스를 원한다.”

―저출산 극복 대책으로 재택근무 등 유연 근무 활성화를 통한 일·가정 양립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애를 더 안 낳는다고 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근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23개국의 합계 출산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19개국은 재택근무 등을 하면서 출산율이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양육 부담이 여성에게 많다는 것이고, 다른 나라는 가사와 육아 부담을 아빠와 엄마가 공평하게 하면서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일·가정의 양립이 중요하다. 유연근무제를 하기 쉬운 직종이 있고, 어려운 직종이 있는데 어려운 직종은 인센티브가 들어가야 한다. 아빠 육아휴직, 유연 근로가 잘되는 ‘가족친화인증기업’이 현재 5000개 정도 있는데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나.

“가족친화인증기업은 정부 공사나 납품을 입찰할 때 조달청에서 가점을 주거나, 금융기관 융자 시 금리 우대 정책을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그런 인센티브를 더 확대해야 한다. 제가 조세재정연구원에 있을 때 노무현 정부에서 용역을 받아 저출산과 보육문제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 OECD 연구 자료에 따르면 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개의 축이 있었는데, 하나는 보육이고 하나는 육아휴직이었다. 두 개가 다 잘된 나라가 출산율이 높았다. 한국의 경우 보육문제는 놀라운 정도로 빠르게 재정 투입을 통해 많이 해결했다. 요즘 어린이집은 다 무상보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육아휴직은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 아빠들은 더 못 쓴다. 직장 문화도 바뀌어야 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인력난·재정난의 부담을 줄여야 가능하다. 엄마든 아빠든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육아휴직 중 급여를 현실화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정책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은 고용보험과 관련된 문제라 현실적으로 기업의 부담이 크다. 돈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에 부담이 된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너무 심각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더하기 알파를 해서 재정지원을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여가부는 아이 돌봄의 틈새는 확실히 채워주고, 가족친화인증기업을 늘려가면서 일·가정 양립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244개의 가족센터를 통해 부모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육아휴직 잘된 나라가 출산율 높아… 아빠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육아휴직 인식전환이 급선무
휴직급여 현실화 부담 줄여야

‘민간 아이돌보미’자격제 도입
국가차원 안심돌봄 체계 구축

워라밸 통해 유연근무 활성화
잘하는 기업엔 인센티브 부여

젠더갈등 해소가 최우선 과제
軍 복무 보상 강화 등 뒷받침


―‘젠더 갈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을 언급한 이유는.

“군 가산점을 부활하겠다는 건 아니다.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건데, 군 복무 중 장병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의식주 개선, 군 의료체계 개선, 병영생활 개선, 봉급 인상, 사회진출지원금 제공, 추서 진급된 계급으로 연금 등 각종 급여와 예우 지원, 군인수당 개선, 주거 지원, 직업군인의 처우와 초급간부 복무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제대 이후엔 의무복무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제대군인법 개정), 군 복무 기간의 근무경력 산입(호봉 반영 등) 의무화, 군 복무 중 학점취득 지원대학 확대를 검토하는 남성 역차별 논란 등 갈수록 첨예해지는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면 된다.”

―국방부나 고용노동부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실제 금전적 지원 등은 국방부에서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부서는 인식 개선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 남성의 군 복무와 여성의 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에 대한 사회적 보상의 필요성에 남녀 모두 공감하고 있어 이러한 영역의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갈등 해소를 추진하고자 한다.”

―여성 인력 활용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을 포함한 여성 인력 양성에 대한 방안은.

“지난달 반도체 인력양성 방안을 7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는데, 제가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디지털 전환과 같은 미래 노동시장에 대응하고, 반도체와 같은 신산업 현장에 부합하는 여성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가부 차원에서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재양성을 위한 기업 맞춤형 전문기술 직업훈련 과정 신규 개설을 추진하고, 관계부처 협업으로 교육과정 연계 및 경력개발·유지 상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지점이 여가부의 정체성 논란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가족, 청소년, 저출산, 남녀평등 등 여가부의 주요 업무는 다른 부처와 겹치거나 연관된 영역이 많다. 독자적인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예산이나 인력이 많은 큰 부처와 협력·연계 사업을 하다 보니 여가부의 정체성과 독립성이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정치, 이념, 진영 갈등의 한복판에 서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여가부 폐지론으로 이어졌다.

―장관이 생각하는 여가부의 정체성과 역할은 무엇인가.

“여가부는 여성, 가족, 청소년과 같은 ‘대상’이 있는 부처다. 특히 국가가 돌봐야 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국민이 주요 대상이다. 이들한테는 너무 중요한 부처지만 국민 전체가 봤을 때 잘 보이지 않고 역할이 작아 보일 수 있다. 여가부가 조금 더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아이 돌봄 서비스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그게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또 가족정책을 확대하려고 한다. 현재는 가족정책이 한부모와 다문화에 쏠려 있는데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 노인 가구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청소년 활동도 굉장히 해야 할 게 많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어느 부처를 통해 서비스를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족’에 대한 관심과 정책 변화도 눈에 띈다.

“한 나라의 기초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기존 가족과 다른 새로운 가족들이 많아지고 있다. 친족이 아닌 비친족 가족이 47만 명이라는 통계청 자료가 나왔다. 1인 가구도 660만 명에 달한다. 한부모, 위기 가족, 다문화 가족에 초점을 맞췄던 가족 정책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때가 됐다. 새로운 가족 탄생과 재구성에 대한 기초 자료를 축적하고, 새로운 정책 과제를 발굴해야 하는 부처가 여가부다. 이는 여가부의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에 대해 ‘젠더 폭력’이 아닌 ‘성폭력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성폭력이란 얘기도 했고, 안전 얘기도 했다. 젠더 갈등으로 커지는 것을 막자는 차원에서 남자는 가해자, 여자는 피해자라는 식의 갈등으로 보지 말라는 이야기가 오해를 낳아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이 사안에 대해 제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건 전혀 아니고, 여성에게 이뤄진 폭력이니까 여성 폭력이 맞다. 현장 점검을 통해 인하대 측이 관련 시스템을 잘 갖췄는지, 2차 피해 방지나 폭력 예방교육 실시를 잘하고 있는지 등을 살폈으며, 현재 현장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김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과 청와대 고용복지 수석을 지낸 정책 전문가다. 그는 최근 윤 정부의 정책 혼선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정권 교체 이후 겪는 초반 성장통이라며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정부 정책 혼선이 윤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 들어간 것이 정권 출범 이후 2년 반이 됐을 때다. 정권 임기 딱 중간이었는데 이미 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더라. 저는 점심은 대부분 기자와 함께했다. 홍보수석만 홍보를 하는 게 아니라 같이했다.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에 들어갔던 보좌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엔 힘들었다고 했다. 나는 어떤 정부든 손발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 열망이 강하고, 빠르게 성과 내주길 바라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국민은 성과 내기를 바라는데 저도 내각 일원의 한 명으로서 깊이 성찰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박정경 기자


尹대통령 사회정책 부문 책사… 국회의원·靑수석 시절 연금·노동개혁 주도

■김현숙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 여성가족부의 ‘해체 작업’을 맡게 된 김현숙 장관은 대표적인 조세·연금 전문가다. 여성보다 복지 정책에 전문성이 있는 김 장관이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된 것은 여가부 업무와 기능이 다른 부처에서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완수할 적임자로 윤석열 대통령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거친 학자 출신으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국회의원 시절 공무원연금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국민대타협기구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표 개혁과제였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부터 여성·문화 분과 인수위원으로 발탁돼 여성 정책을 설계·입안했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 일할 당시엔 노동개혁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청와대와 국회에서 일하면서 강한 추진력과 함께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숭실대 경제학과에서 강의를 하다가 윤 대통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고용복지정책본부장으로 다시 정계로 돌아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당선인 정책특별보좌관으로 경제·사회·복지분야 정책을 담당했다. 정책특보 임명 발표 당시 “당선인(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가장 편하게 수시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상대”라고 소개될 정도로 현 정부 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윤 대통령의 사회정책 부문 ‘책사’로 불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 정계 입문 초반부터 정책적으로 손발을 맞추며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데다 여가부 폐지 이후 내각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은 정파적 논리와 진영을 떠나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며 “지금 그 이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966년 충북 청주 출생 △서울대 경제학 학·석사 △미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2003)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2007) △새누리당 국회의원(2012)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국민대타협기구 위원(2015)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2015)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특별보좌관(2022) △여성가족부 장관(2022∼)


“1인·비혼 가구 급증… 전국 244개 가족센터서 육아·경제활동 등 지원”

■가족서비스 확대 어떻게

김현숙 장관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게 ‘모든 가족 대상 맞춤형 정책서비스 강화’를 여성가족부 업무의 핵심 추진 과제로 보고했다.
 
그동안 한부모·다문화 가정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제공됐던 여가부의 가족서비스를 1인 가구·노인 가구·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 등 다양한 가족을 대상으로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정책 방향의 변화를 보여준 것이다. 이는 여가부가 여성만이 아닌 더 다양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부처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김 장관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윤 대통령도 가족서비스 확대에 많은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은 “한 나라의 기초는 가족인데, 1인 가구와 비혼 가구가 늘고 있는 게 현실인 만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이를 국가가 탄탄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가부는 다양한 가족 서비스 지원은 전국 시군구 단위에 설치·운영 중인 244개소의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족 구성부터 생애주기별 가족 문제를 가족센터에서 상담, 교육 등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있는 가족엔 육아와 경제활동 지원, 심리상담, 부모·자녀교육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1인 가구 등에 대해서는 고독·고립 등 예방을 위한 일상생활 돌봄 지원, 원가족과의 관계 맺음 가족상담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가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심과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지난 2000년 15.6%에서 2021년 33.4%까지 증가했으나 이들에 대한 돌봄·정서적 지지 등은 부족한 상황이다. 여가부는 244개소의 가족센터 중 현재 12개소에서 1인 가구의 고독·고립 예방, 심리상담, 건강관리 등 ‘1인 가구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족이 아닌 친구나 연인과 함께 지내는 ‘비친족 가구’도 2016년 27만 가구에서 지난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47만여 가구로 집계됐다. 여가부는 비친족 가구에 대한 정책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김 장관은 “1인 가구 중에서 65세 이상의 노인 가구가 4분의 1 이상을 차지해 노인 가구부터 들여다보고 있고, 비친족 가구에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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