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中·러는 ‘우주기지 건설’…지구 밖으로 번진 ‘新냉전’

■ Global Focus

美, 英·加 등 동맹국들 규합하자
러, 美와 운영한 우주정거장 탈퇴
中과 달탐사 위한 기지건립 속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중국 간 신냉전이 우주 공간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중국과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우주 경쟁에서 격차를 벌리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고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러시아 역시 미국과 공동 운영하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2024년 이후 완전히 탈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지난달 미국의 앙숙인 이란과 보란 듯이 우주개발에 협업하는 등 우주 동맹국 규합에 나서고 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이 동맹 및 협력 체제를 우주로 확장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아르테미스에는 미국의 영미권 핵심 안보 동맹인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는 물론 동아시아의 핵심 동맹 한국과 일본이 참여했다. 중동에서도 우방국인 이스라엘, 군사협력 관계인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이 멤버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도 가입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협력해 최근 발사한 달 궤도선 ‘다누리’를 통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착륙 예정지를 관측하며 협력할 계획이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확장 전략은 중국·러시아와의 치열한 우주 경쟁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진행 중인 달 우주기지 건설 시기를 2027년으로 수정해 발표했다. 중국이 지난해 6월 공개한 우주 개발 계획보다 8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8월 9일 이란의 정찰·관측 위성 ‘하이얌’을 실은 로켓을 자국이 운영하는 카자흐스탄 우주 시설에서 발사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국가들이 규합해 우주 협력을 벌이는 모양새다.

외신들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신(新) 스타워즈’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르테미스 연합체와 중국, 러시아와의 대결 구도가 굳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달에서의 광물 채취를 위한 탐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달의 광물에서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달에는 희토류와 헬륨-3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 물질이며 헬륨-3는 1g 핵융합 시 석탄 40t의 에너지를 내는 꿈의 연료로 불린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