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의붓딸·친구 성폭행해 사망케한 父 징역 25년 확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경. 대법원 홈페이지 캡처

딸 5~6세부터 강제추행…중학생 이후 성폭행
1심 징역 20년→2심 징역 25년
피고인 항소에, 대법원 “판결 부당하지 않아”
“극단 선택 전 남긴 유서 신빙성 인정”


대법원이 의붓딸을 상습 성폭행하고 딸의 친구를 상대로도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죽음으로 내몬 50대 남성에 대해 징역 25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1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관계, 각 범행의 동기ㆍ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판결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의붓딸의 친구 B 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년 간 의붓딸을 상대로도 성폭행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받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의붓딸이 5~6세였을 때부터 신체를 더듬는 등 강제 추행했으며 중학생 이후에는 성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붓딸과 B 양은 지난해 5월 성범죄 피해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두 여중생은 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유서를 남긴 채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심에서 성범죄 혐의를 부인했지만,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신상정보 고지·공개,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10년)과 보호관찰(5년) 명령도 포함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제외됐던 의붓딸 성폭행 혐의도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은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피해자들이 주어진 현실을 더 이상 못 견디고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질타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유서를 통해 피고인의 행동과 범행에 사용된 도구, 피해자의 자세, 피고인의 행동에 대한 피해자의 느낌과 반응 등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범행 등을 당한 경위를 시간적 흐름에 따라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묘사했다”며 “다른 증거와 모순ㆍ저촉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 진술의 동기도 없어 충분히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봤다”고 밝혔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