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超강달러…취약계층 고통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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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9-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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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글로벌 복합 위기로 나타난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달러당 1400원을 위협할 정도의 원화 가치 하락(고환율)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고(高) 현상’에 직면하면서 민생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밝지 않다. 그런데도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에 의한 부작용이 경제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기준금리 인상과 에너지 가격의 하락 추이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은 주춤했지만, 여전히 예상보다 높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8.3%나 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기준금리 인상은 계속될 것이다.

3고 현상의 지속은 민생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다. 원화 가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는 5개월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외환시장을 보면 가파른 원화 가치 내림세를 막기는 벅차 보인다. 수입 물가와 농산물 및 소비재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발표를 보면 금리 인상의 여파로 7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전월보다 3.14% 하락했다. 이는 2008년 12월(5.84%) 이후 13년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소득 상승과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 시기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5일 지적했듯이, 정부는 경제지표를 선제적으로 점검해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최우선으로 시행해야 할 것은 가장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다. 정부 지원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물가 상승은 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특히, 자격이 되는데도 복지제도의 혜택을 못 받는 사각지대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 정부 조사(2020년)를 보면, 지원 대상이지만 기초생활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73만 명에 이른다. 송파 세 모녀 사건(2014년), 봉천동 탈북 모자 사건(2019년) 등이 없어지지 않는 것도 이런 정책의 사각지대 때문이다. 여기에 많이 포함되는 고령층, 저학력자, 만성 빈곤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현재는 빈곤층이 아니지만 최근 어려운 상황에 빠져드는 계층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패닉에 빠져드는 젊은층에 대한 지원이다. 도덕적 해이라거나 자신의 책임이라고 해서 방관할 수만은 없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연말에는 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것을 보면 이들에 대한 지원이 얼마나 시급한지 알 수 있다. 코로나 사태라는 어려운 상황을 묵묵히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 기존의 정부 지출 증가에 따른 전면적인 소득 지원 정책은 시행할 수 없다. 공평하지도 않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기존 빈곤계층이나 갑자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계층에 대한 선택적이고 지속적인 배려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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