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창의성 자극했던 ‘피카소 도자기’ 90점 드디어 만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09-20 11:08
  • 업데이트 2022-09-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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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피카소가 마지막 여인을 그린 ‘이젤 앞의 재클린’. MMCA 제공


■ MMCA ‘이건희 컬렉션’

과천관에서 내일부터 특별전
피카소 마지막 여인 모습담은
‘재클린’ 등 일반에 최초 공개
르누아르·샤갈 작품 등 7점도
“세계 명작 볼 수 있어 놀라워”


“저도 실물로는 모두 처음 보는 것들입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은 20일 이렇게 말했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에서 선보이는 세계 명작들에 대해서다.

MMCA 과천관에서 21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피카소의 도자 90점과 고갱, 달리, 르누아르, 모네, 미로, 샤갈, 피사로의 회화 7점 등 총 97점을 선보인다. 기증 1주년에 나왔던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을 제외하면 모두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8명의 작가는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프랑스 파리에서 주로 활동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초현실주의 화가 미로의 ‘회화’. MMCA 제공


이 회장은 생전 이들 작가의 작품을 국내외 화상(畵商)뿐만 아니라 해외 경매에 참여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치밀하게 공부를 한 후 전문가들과의 회의를 거쳐서 작품을 선정했다는 것이 당시 조언을 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언이다. 이들 명작 회화들은 구입 당시 가격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올라 각기 수백 억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나중에 돈이 되느냐보다는 후대인들에게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남겠는지를 따졌다고 한다.

윤 관장은 “세계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서구 명작들을 우리나라가 소장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고, 그것을 국가에 기증해서 일반 국민이 실물로 우리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또한 놀랍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해외 미술관들이 각 작가의 회고전을 할 때 우리에게 대여를 요청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계 미술계가 우리를 주목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상주의 대가 르누아르의 ‘독서’. MMCA 제공


이번 전시에 나온 피카소의 도자 작품은 작가가 60대 후반부터 열정적으로 작업한 것들이다. 조각과 회화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자유로운 상상력이 돋보인다. ‘큰 새와 검은 얼굴’(1951), ‘황소’(1955) 등은 사람의 얼굴과 동물들을 주로 다뤘던 도자 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젤 앞의 재클린’(1956)은 피카소의 마지막 여인이자 공식적으로 두 번째 부인 재클린 로크를 담은 것이다. 피카소가 창시했던 입체주의 작품이 보이는가 하면,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품도 있어 그가 만년에 유파를 넘어섰음을 짐작하게 해 준다. 고 이 회장이 피카소 도자 작품을 선호한 것은, 회화에 비해 값이 싸면서도 활달한 상상력이 담겨 있어서 창조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투우의 나라 스페인 출신인 피카소 도자 작품 ‘황소’. MMCA 제공


이번에 공개되는 ‘퐁투아즈 곡물시장’(1893)의 피사로와 ‘센강 변의 크레인’(1875)의 고갱은 사제지간이다. 피사로는 증권중개인이었던 고갱의 재능을 알아보고 인상주의 풍경화를 지도하며 미술계 입신을 도왔다.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는 피카소가 흠뻑 매료됐다는 후문이 있다. 피카소는 르누아르 사후 그의 초상을 그릴 정도로 존경했다.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과 미로의 ‘회화’(1953)는 초현실주의 풍을 보여준다. 스페인 출신의 두 작가가 파리에서 활약할 때 역시 스페인 태생인 피카소가 전폭적으로 후원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샤갈의 ‘결혼 꽃다발’(1977~1978)은 러시아 출신의 작가가 파리를 거쳐서 남프랑스 생폴드방스에 정착한 노년에 만든 것이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을 꽃과 정물, 동물과 함께 그려서 아름다운 생의 순간을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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