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국민연금 고갈…“더 많이 더 오래 내고, 더 받게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OECD, 韓에 제도 개선 권고

“보험료 산정기준인 소득월액
상한액 月 553만원서 올려야

생산가능인구 대비 노인 급증
60세이후에도 보험료 내도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정부에 제시한 국민연금 개혁 권고안의 골자는 ‘더 많이 오래 내고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연금 구조다. OECD는 한국사회에서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연금개혁이 시급한 만큼 연금 의무 가입연령과 보험료율 상향 등을 중점적으로 권고했다.

20일 OECD는 ‘한국 연금제도 검토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연금제도와 관련해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노후 소득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금 개혁이 필요한 주된 이유로는 인구구조 변화가 꼽혔다. 보고서는 한국의 고령화 등 생산 가능 인구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고용 지표는 개선할 여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24∼2025년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하고 저출산 고령화로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대비 노인 인구가 4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20∼64세 인구 중 근로비율이 70.1%로 OECD 평균(73.1%)보다 낮은 데다 성별 고용격차가 19.8%포인트로 다른 국가들보다 크고 65세 이상 고용률이 높은 편이다. OECD는 이를 토대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가능한 한 빨리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24년째 9%로 변동이 없다. 60세 이후에도 보험료 납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의무가입연령을 상향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현재 국민연금 의무납입 연령은 59세까지다. 60세 이후에는 소득이 있어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OECD는 기준소득월액 상한선을 높여 더 많은 보험료를 걷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준소득월액은 국민연금 보험료와 급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 기준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월 553만 원이다. 월 553만 원 이상 벌어도 보험료를 더 내지 않는 만큼 상한선을 높여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즉 국민연금을 더 오래 내고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게 OECD 권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험료 상한선이 올라갈 경우 고소득층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보고서는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간 기준을 일원화해 직역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 행정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실업·출산 크레디트를 확대하고 소득활동에 따른 급여액의 감액은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