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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Economy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0일(火)
자이언트? 울트라?…‘스텝’만 큰 Fed, 물가 못잡고 경기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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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Economy - 美 22일 금리인상… 효과 논란

FT “부적절 분석, 못된 전망
형편없는 소통, 뒤늦은 대응”
시장신뢰 잃은 Fed 직격비판

전문가 “기준금리 올릴수록
더 큰 인플레 오고 경기 둔화”
일각선 “되레 금리낮출 시기”

세계 각국도 잇달아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가속’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내에서 Fed가 “물가는 못 잡고 경기만 잡는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특히 Fed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1.0%포인트 올리며 ‘울트라 스텝’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돼 이 같은 비판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물가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Fed가 이번에는 너무 급하게 긴축에 나서 경기 침체를 부르고 있다는 게 비판의 주요 논지다. 더욱이 지금은 금리 인상이 아니라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된다. Fed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의 신뢰 잃어가는 Fed = Fed가 ‘제로(0)금리’ 해소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시점은 올해 3월이다. Fed는 3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5월에 0.5%포인트, 6월과 7월에 각각 0.7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특히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두 차례 연속 단행한 건 1980년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만큼 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물가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올해 3월 8.5%였던 미국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기준금리 상승 기간이었던 6월 9.1%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며 8월 8.3%까지 내렸고 전월과 비교하면 0.2%포인트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 칼럼을 통해 “Fed의 정책 실수는 부적절한(Inadequate) 분석과 잘못된(Bad) 전망, 형편없는(Poor) 소통, 뒤늦은(Belated) 대응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물가가 오르는 동안 미국 경기는 둔화 추세를 보였다.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6%를 기록한 가운데 2분기에도 -0.6%를 기록했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지난 15일 기준 3분기 GDP는 0.5%로 그나마 플러스(+)로 추정되지만 이는 지난 1일 전망치인 2.6%에 비해 형편없이 꺾인 수치다. 특히 미국의 경기 둔화는 기준금리 인상 등 Fed의 긴축 정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FT는 “미국 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이 더 큰 인플레이션 부른다 = 이쯤 되자 시장에서는 Fed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은 공급 차질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너무 가파르게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지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금리 인상이 공급 측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금 우리는 공급 측면의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금리를 올리면 이러한 투자는 더욱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부의 재정적자 부담만 더 크게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프란체스코 비앙키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년간 이뤄진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가 현재 인플레이션의 원인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앙키 교수는 “(Fed는) 기준금리를 올리는데 (정부 재정 지출 확대로) 물가는 오르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는 침체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정부의 부채는 늘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구조적 요인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조적 요인을 △세계화의 후퇴 △노동인구의 감소 △에너지 공급 부족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심화로 가장 생산비가 싼 곳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았던 세계화가 후퇴하면서 생산비 상승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 이민 제한 등으로 노동인구가 줄고 있어 인건비 상승 압력이 높다는 점도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기후변화를 이유로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가 집중되며 원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아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이른바 ‘그린플레이션(Green+Inflation)’ 현상으로, 이는 만성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 어느 쪽으로 보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사실 구조적 인플레이션은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6월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이전에 살았던 것과 비슷한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인플레 수출…킹(King) 달러에 개도국 아우성 = 문제는 Fed의 정책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의 미국 회귀 현상을 촉발해 달러 강세를 부르고, 달러 강세는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에서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원자재 등이 비싸지는 효과가 나타나 생산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수출한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나라들은 달러로 진 빚을 갚고 수입한 물건 대금을 지급하는 데 더 많은 자국 통화를 동원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은 자국 기준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기준금리를 올려 달러를 붙잡아 두려는 조치다. 문제는 이 같은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는 개발도상국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미국이 한 기침이 개도국을 앓아눕게 만든다는 의미다. 달러가 바닥난 상황에서 부채 상환 위기까지 닥쳐 국가 부도를 피하지 못한 스리랑카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세계은행 등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8월 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연례 심포지엄에서 “개도국은 미상환 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상환 비용이 증가하고 부채를 새로 얻는 것은 더욱더 어려워진다”며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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