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눈으로 듣는 아리랑… 심금을 울린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09-20 10:56
  • 업데이트 2022-09-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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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 대관령아리랑, 116× 91㎝, 캔버스에 유화, 1985.


이재언 미술평론가

노래방이 생기면서 가사 암기능력이 퇴화했다. 군시절 병영에서 회식할 때만 해도 못 따라 부르는 노래가 없었다. 가곡, 팝송, 트로트…. 다양한 장르가 나오지만, 피날레 레퍼토리는 정해져 있었다. 강원도 출신 병사의 정선아리랑, 그때의 소름과 전율을 잊을 수 없다. 이어지는 아리랑 메들리, 저절로 몸이 반응한다.

“아리랑 한 소절만 들어도 쇳물 녹듯 감정이 흘러나오게 된다.” 이 시대의 풍류가객 김정 작가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이 땅의 방대한 땅 그림을 위해 생애를 바친 고산자 김정호의 환생이랄까, 이 땅의 온갖 아리랑을 채집, 아리랑 지도 만들기 60년을 헤아린다. 병상에 있는 지금도 채집과 시각화는 계속된다.

그의 그림은 눈으로 듣는 아리랑이다. 굽이굽이 비탈진 삶의 고개마다 바람은 또 얼마나 서럽게 때렸던가. 그때마다 한 곡조 뽑고 나면 온갖 원망도, 시름도, 단장의 슬픔조차도 바람처럼 날려버리곤 했다. 신명 나는 곡조 그대로 화면은 어깨춤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한마당이 끝나갈 때 하늘엔 무지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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